동아일보가 이런 기사를 냈다. 마치 중립적인 양.
| 출처 :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60616/134117635/2 |
얘나 쟤나 라고 하면서 국회에 대한, 정치에 대한 혐오를 생산해내면 결국 그건 모다? 편향이지.
가결률이라는 게 뭔지부터 좀 확인해야겠다. 해당 보도는 "가결률은 발의된 법안 가운데 본회의에서 원안 또는 수정 가결된 법안의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나의 의문. 발의는 의원입법, 정부입법, 상임위 위원장 대안까지 포함인지? 물론 의원입법이 압도적으로 많으니까 수치에 엄청 큰 차이를 가져오진 않더라도. 두 번째 의문은 처리일도 전반기 안으로 잘 설정한 걸까? 일단 나는 처리일자도 전반기로 제한하기로 한다.
이 블로그를 본 적이 있다면, 또는 정치 고관여층이라면 알겠지만 본회의는 한 번 열릴 때마다 법안을 적게는 수십 개, 많을 때는 백 개가 넘게도 처리한다. 저렇게 막 버튼 눌러도 되는 거야? 라는 불안감마저 들 정도로. 그런데 그렇게도 가결률이 낮다니? 그렇다면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 분자와 분모.
의안정보시스템에서 제22대 국회 임기의 전반기인 2024년 5월 30일부터 2026년 5월 29일까지 접수된 법률안만 검색해보면 그 건수가 몇이냐? 1만 8572건이다.
그럼 그 중에 원안가결 또는 수정가결된 법안은 몇 건일까?
1398건이다. 그렇다면 분모가 1만8572건, 분자가 1398건. 이건 뭐 동아일보는 역대 최저라며 깐다. 약 7.52%!
그렇다면 상임위 별로 저 숫자는 어떻게 나온 걸까? 대통령이 내란순장조 상임위원장이라 법안 처리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는 정무위를 예시로 들어보자.
정무위를 소관상임위로 하여 전반기에 접수된 법안은 모두 1456건.
본회의가 아니라 정무위에서 가결된 건은 66건. 66/1456 하면 4.5%정도 된다. 이중에 본회의 가결까지 추린다면? 그럼 본회의 가결 63건이 되면서 더 줄어든다.
그럼 여나 야나 비슷한지 한 번 여당 의원이 위원장이었던 행안위를 보자.
일단 분자가 커졌다. 행안위를 소관상임위로 전반기에 접수된 법안은 총 2398건이었다. 그럼 행안위에서 가결이 된 건 몇 건일까?
행안위 가결은 124건. 약 5.1%가 된다. 여기도 역시 본회의 가결된 것까지 추리면 108건이 되며 가결률은 더 낮아진다.
4.5%나 5.1%이나 솔까 별 차이 없어 보인다. 이것이 바로 동아일보의 의도겠지.
하지만 본회의에서 법안이 반영되는 방식에는 가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래 짤에서 볼 수 있는 세 가지가 있다.
가결률에서 볼 수 있는 가결(원안가결+수정가결), 대안반영폐기, 그리고 수정안반영폐기. 이 블로그의 독자라면 '대안반영폐기'가 무엇인지 알 거다. 그리고 수정안반영폐기는 본회의에서 수정안이 발의되어 법안이 처리된 경우에, 그 처리된 수정안에 위원회에서 계류중인 법률안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가 반영되었을 때 그 내용이 반영된 법안은 따로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고 처리하기로 하는 방식이다.
그럼 가결률 대신에 가결+대안반영폐기+수정안반영폐기를 합친 결과를 다 따져볼까? 캡처하기 좀 귀찮아서 숫자만 옮기도록 하겠다.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누구나 같은 조건으로 검색할 수 있다.
우선 제22대 국회 전반기에 접수된 전체 법률안 건수는 동일하게 1만 8572건, 아까 가결된 건은 1398건, 대안반영폐기는 3467건, 수정안반영폐기는 39건으로 처리된 법안은 모두 5084건이다. 이렇게 하면 아까 7.5% 정도였던 가결률보다 반영률이 약 27.4%가 된다.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럼 똑같이 정무위와 행안위도 살펴보자. 정무위 처리법안도 가결+대안반영폐기+수정안반영폐기를 합치면 259건(가결 63+대안반영폐기 196)으로 쑥 올라간다. 분모가 1456이었으니 이렇게 하면 반영률은약 17.8%가 된다. 행안위도 마찬가지로 집계하면 총 614건(가결 108+대안반영폐기 506)로 쑥 올라가고 분모가 2398이었으니 반영률은 약 25.6%가 된다.
이러면 내란순장조가 위원장인 상임위 반영률이 더 낮은 거 맞잖아? 하지만 너무 이른 결론을 내리기 전에 한 군데씩만 더 보자고?
그럼 운영위는 좀 특별한 상임위니까 따로 두고 여당 위원장 중 가결률이 제일 낮았던 법사위를 볼까? 전반기 동안 발의된 법사위 법안은 총 1700건이고 이중 가결+대안반영폐기+수정안반영폐기는 모두 308건(가결 83+대안반영폐기 225). 약 18.1%다. 이것도 정무위보다는 높다.
그럼 내란순장조 위원장인 상임위도 보자. 여당의 가결률 낮은 1, 2위가 법사와 행안이었으니까 여기서도 정무 다음 이제는 재경위가 된 기재위를 보도록 하겠다. 전반기에 접수된 법안 건수는 기재와 재경을 합하여 총 1712건(기재 485+재경 1227)이고 총 반영된 법안은 550건(기재 가결 43+대안반영폐기 389+수정안반영폐기 39/재경 가결 28+대안반영폐기 51)이다. 이렇게 되면 반영률은 약 32.1%이다. 그럼 엄청 높은 거네? 싶지만 이걸 봐야 한다.
| 출처 : 2026년 6월 18일 기준 https://likms.assembly.go.kr/bill/bi/stats/visual/visualMstPage.do |
제22대 국회만이 아니라 어느 대수든 국회에서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엄청 많이 발의되고 이것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반영되어 개정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그래서 발의도 반영도 많을 수밖에 없어서 다소 예외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위의 결과에서 조세특례제한법을 제외하고 다시 통계를 내면 분모는 996건으로 줄어들고 반영된 법안은 217건으로 줄어든다. 그러면 약 21.8%가 된다. 법사위보다는 높지만 행안위보다 낮다.
눈치 빠른 분들은 "그럼 공직선거법이랑 지방세특례제한법도 행안위에서 빼야 하는 거 아니에요?" 라고 할 수 있다. 빼봤다. 행안위에서 저 핫한 두 법안을 제외하면 분모의 총 발의 건수가 2398건에서 1974건으로 줄고 총 반영 건수도 438건으로 줄어들면서 반영률도 약간 떨어져서 약 22.2%가 된다. 그래도 기재+재경위보다는 높다.
둘 다 나빠요, 국회가 일 안 해요, 이런 프레임을 가져오기 위해 '가결률'을 가져온 것은 정말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일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법률안 처리 방식 중 제22대 국회 전반기에는 대안반영폐기가 72%를 차지한다. 절반도 아니고 거의 4분의 3이다. 내란순장조 작자들도 자기 지역구에 가서 자기 입법 성과 말할 때 가결률로 말하는 인간 없다. 대안반영폐기된 것도 다 자기 성과로 이야기한다.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
앞서 제22대 국회 전반기의 총 법안 반영 건수가 5084건이라고 했는데 같은 기준으로 최근 몇 대수의 전반기(제19대 2960건, 제20대 3548건, 제21대 4516건)와 비교해봐도 최다건수 처리이다. 윤새끼와 한거킨, 최상중하목의 그 빡치는 거부권 행사와 그 수많던 우원식 괴롭힘용 필리버스터 속에서도 국회는 법안 처리를 부지런히 했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똑같지 않다. 정치혐오 부추김에 놀아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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