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의 취임을 환영한다. 어느 모로 보나 참 잘된 인사다. 5년 함께 하는 장관님이 되시길. 다음은 2025년 9월 10일의 취임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여성가족부 직원 여러분.
여성가족부 장관 원민경입니다.
저는 지난 25년 남짓한 기간 여성 인권 보호의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분들의 염원을 가슴에 새기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분들의 의연한 눈빛과 큰 용기가 제 마음을 움직였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했습니다. 그래서 감사의 마음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현장에서 피어나는 작지만 진솔한 소망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에서 시작된 변화가 다시 삶의 현장 곳곳으로 온기를 전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섬세하고 따뜻하지만 강인하고 끈기 있는 여성가족부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존폐 논란과 장기간의 리더십 공백 속에 정책 추진 동력 약화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가 요구하는 성평등 정책을 강화하고, 이를 힘있게 추진하기 위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부는 성평등가족부라는 이름으로 확대 개편을 앞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간판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성평등과 가족·청소년 정책의 범부처 컨트롤타워로 위상과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국민주권국가에서 헌법상 보장되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성차별 개선과 젠더폭력 근절, 다양한 가족 지원, 청소년 보호와 건강한 성장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각 부처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주도해 나갈 것입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한 정책으로 위기에 처한 국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성평등가족부를 만들겠습니다. 강력한 추진력과 책임감을 갖고 국가 혁신의 한 축을 이끌어가겠습니다.
먼저, 성평등 실현을 정부의 핵심 과제로 삼아 국정 전반에 평등의 가치를 세우겠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여성의 재취업 지원과 직업훈련 기회를 확대해 가겠습니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거버넌스를 한층 강화하고, 청년 세대의 성별 갈등을 해소해 상생과 공존의 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교제 폭력·스토킹, 성매매 등 날로 변화하는 젠더폭력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아울러 더욱 섬세한 피해자 중심 지원체계를 갖추겠습니다. 폭력예방교육은 물론, 피해자 긴급 보호와 심리적·법적 지원을 강화해 우리 사회가, 우리의 일상이 안전하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가족 지원 확대, 돌봄 공백 해소, 청소년의 복지와 안전 확보를 위해 현장 중심의 서비스를 촘촘하게 제공하겠습니다. 아이돌봄 서비스의 예산과 인력을 늘려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등의 실질적 변화를 이루겠습니다. 아울러 다양한 가족 형태의 구성원 모두가 차별 없이 존중받는 포용적 가족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1인 가구, 한부모·조손가족 등 달라진 가족 현실에 맞는 지원 정책을 강화하겠습니다.
청소년들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희망에 찬 미래를 그리며 책임감을 갖춘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과 시설을 확충하고, 유해환경을 개선하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일들을 해나감에 있어 소통과 경청, 협력을 핵심 원칙으로 삼고자 합니다. 당사자와 현장 전문가,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리를 오늘부터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끊임없이 듣겠습니다.
정책 추진의 전 과정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변화를 이루겠습니다. 부처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정책의 실효성과 효율성을 높이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조금씩 만들어가겠습니다.
여성가족부 직원 여러분. 한 가족이 된 여러분에게도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는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을 앞장서서 살피는 봉사자이자, 국민 한 분 한 분을 위한 세심한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형태의 사회 문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각자의 전문성을 함양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현장 중심의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만드는 정책이 국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반드시 닿을 수 있도록 저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세로 일해 주기 바랍니다. 우리가 하는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위임자인 국민에게도 그와 같이 비춰지도록 소통과 경청을 지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정부에 맞는 각별하고도 비상한 각오를 갖고, 우리 부가 나가야 할 길을 함께 모색해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믿고 장관의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9월 10일
여성가족부 장관 원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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