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총리의 연설문을 우연히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국회 본회의에서 연설 중인 장면 총리(1960년 12월 7일) |
사진은 1960년 9월 30일은 아닌데 아래 옮길 연설은 1960년 9월 30일에 민의원 본회의에서 한 새해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이다. 4·19로 런승만을 몰아내고 내각제 정부를 수립한 지 얼마 안 되었을, 희망찬 시점의 장면 총리 연설이다. 왠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거 같은 이 느낌은 무얼까.
◯ 국무총리 장면 존경하는 민의원 의장, 친애하는 국회의원 동지 여러분!
본인은 여러분의 지지를 얻어서 국무총리의 직책을 맡은 지도 어언 월여가 되었읍니다. 저간 본인은 내각책임제하의 행정부 수반으로서 맡은 바 막중한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서 불철주야 성심성의를 다해서 왔으며 비록 만족타고는 못 할망정 본래의 소망이던 거국내각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와 동시에 민주당의 선거공약을 기초로 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을 이룩하는 시정방침이 수립되어서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제반 시책을 강력히 또한 정확하게 진행시킬 단계에 이르렀다고 믿는 바입니다.
돌이켜 보면 민주주의의 미명을 방패 삼아서 갖은 포악과 학정을 자행하던 이(李) 정권하에서 은인자중하여 오던 우리 국민이 총궐기해서 이루어 놓은 새 나라 새 정부입니다. 구질서와 신질서가 교체되는 마당에서 얼마간의 격랑은 면키 어려운 것이며 12년간 적폐의 일소가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는 용이한 일이 아니지마는 차제에 정부는 전력을 기울여서 민심의 안정을 위한 최선의 시책을 실천해서 최단시일 내에 다난한 현 시국을 수습하고 활발한 외교와 과감한 내치로써 행정능력을 총동원해서 내각책임제 정치하에서 행정부에 부하된 책무를 유감없이 수행할 방략을 세운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행정부 내의 기강확립에 주안점을 두지 않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부(府)로서는 공무원에 대한 정리요강을 작정해서 본분을 지키지 못한 공무원을 과감히 정리해서 적재적소의 원칙 아래 새로운 일꾼으로 이에 대치해서 정부 내에 청신한 기풍을 진작하는 한편 감찰위원회법, 공무원재산등록법 등 강력한 특별법의 시행으로 기강을 바로잡는 동시에 공무원의 정신훈련을 통해서 자율적인 곽청(廓淸)을 도모하려는 바입니다.
그러므로 일반국민들도 각기 자신의 갈 바를 올바로 파악해서 새 공화국의 건설을 맡은 역군으로서의 긍지와 각오로서 제반 불편을 잘 참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경제 제일주의를 지표로 삼는 행정부의 시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부득이 전 국민의 굳은 결의와 일부 특수층의 자숙을 강조치 않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불편은 내일의 소망을 위해서 참고, 금년의 괴로움은 명년의 즐거움을 바라보며 견디어야 하겠읍니다. 이리함으로써 모든 건설과 부흥사업이 점차 착실하게 진행될 것이며 실효를 거두게 될 줄로 굳게 믿는 바이올시다.
그러면 여기서 정부의 중요한 시책을 말씀드리기로 하겠읍니다.
첫째로 국제외교에 있어서 주도권을 확립하기 위해서 구정권하의 국제고아적 외교정책을 지양하고, 유엔가입을 위한 선전정책을 수립하며, 이에 대한 다대수 유엔회원국가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한 모든 힘을 기울여서 직업외교관제도의 확립과 함께 외교진용을 쇄신 강화해야 할 것으로 믿어서 유능한 인재로서 초당파적인 적격자를 해외 공관장에 임명할 방침이올시다.
또한 국토통일 문제야말로 전 민족의 기원인 만큼 유엔총회의 결의가 우리의 주권을 존중하는 한 이에 협조해서 조속한 시일 내 유엔감시하에 남북한을 통한 총선거를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려고 합니다. 동시에 국제기구, 기타 민간외교를 통한 민주우방과의 유대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며 이상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 신년도에는 재외공관을 증설하고 적극외교를 지향할 작정이올시다.
한일관계의 정상화 또한 긴절한 문제이므로 과거 구정권하의 대일 감정외교를 지양하고 평등과 상호존중의 원칙 아래서 진지한 회담을 통해서 현안해결에 최선을 다하고저 합니다.
앞으로 제1차 예비회담을 10월 하순경 동경에서 개최키로 했으며 이 회담에서 일본 측이 진실로 성의를 표시하면 양국 간의 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국교정상화와 아울러 재일교포의 지도 보호, 경제활동의 조장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국토방위를 위한 군사 면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정치에서 군을 엄정히 중립시킴으로써 군기를 확립시키고, 둘째로 군의 조직과 편성의 검토 조정을 하고 인사와 군수체제의 개선을 도모하여 국방예산의 합리적인 절약을 기하고저 합니다.
셋째로는 장병의 처우개선과 정군(整軍)을 행해서 사기를 진작하고 군 내의 기강을 확립하려 하는 것입니다.
넷째로는 우방과의 공동방위의 테두리 안에서 연차적으로 감원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 계획 아래에서 군의 장비를 정예화하도록 추진하고저 합니다.
내무 및 법무행정에 있어서는 법질서의 확립으로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고 3·15 부정선거 관련자 처단과 부정축재자 처리에 있어서는 혁명정신에 입각해서 현행법을 적정히 활용해서 왔으며 부정선거 원흉 처단은 이미 공소제기와 구형을 한 터이므로 법원의 엄정한 판결이 있을 것을 기대하는 바입니다.
경찰중립화를 위한 법률안은 이를 조속한 시일 내에 통과시켜서 경찰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분리시킴으로써 민주경찰체제를 확립해야 하겠읍니다.
또한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의 육성 강화를 목표로 함과 아울러 지방의회의 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가 시급하므로 개정될 지방자치법의 시행절차가 끝나는 대로 지체 없이 선거를 실시할 방침이올시다.
다음 대공사찰의 강화가 긴요함에 감해서 경찰기구의 개편과 함께 대검찰청 안에 중앙수사국을 발족시켜서 각종 정보기관을 연락 조정하는 한편 과학적인 수사방법으로 공산괴뢰 무장간첩의 남침 방지와 색출은 물론 범죄수사의 완벽을 기하려고 하는 바입니다.
경제부문 행정에 있어서는 사회복지의 증진을 대목표로 하여 급속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경제 제일주의를 실천하려 합니다.
신정부가 기도하는 바는 첫째로 과거 부패정권이 취해 온 관권경제와 불균형한 산업구조 등을 지양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영관리기업체의 운영을 합리화하며 외국원조 재원의 효율적인 배분 운영은 물론 외국원조나 정부보유불의 부정 관리와 음폐보조를 일소하기 위하여 환율의 현실화 등 획기적 혁신을 단행할 것이며, 둘째로는 농어촌 중심의 투융자계획을 증대하고 소득증가를 도모해서 위축된 중소기업의 건전한 운영을 조장함으로써 균형적 산업구조의 형성을 촉진하려는 것입니다.
농업경제의 안정책으로서는 농산물가격의 적정화가 그 기본적 요건이므로 미곡담보융자의 규모를 종전보다 증대시켜서 추수기의 곡가저락을 방지하며 임시토지수득세를 금납제로 바꾸기로 하고 저소득농가의 조세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 세율의 인하와 면세점의 인상을 실현함으로써 농어민의 소득증대를 도모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미곡의 증산을 위해서 종자개량, 미간지 개척, 기술지도 보급, 기타 시책에 의한 농업생산성의 향상계획과 아울러서 신년도부터 4개년에 걸친 총액 약 1000여 억의 영농자금 방출을 도모할 뿐 아니라 농업구조 면에 있어서도 미맥 중심의 단작농업형태를 개선해서 영농의 합리화와 다각화를 도모하며, 유축농업 및 양잠의 장려, 특수작물의 보급 등을 적극 추진하려 합니다.
또한 황폐 임야를 복구 조성하기 위한 사방사업과 현존 임산의 보호 육성을 기도해서 산림계를 육성 강화하고 수리사업을 합리화하며 농업교도사업을 적극화해서 농촌의 후진적 사고방식과 고식적 영농양식을 하루속히 벗어나게 하고 협동조합을 본연적인 자태로 개편하도록 해서 농촌생활 향상을 달성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기간산업의 확충에 있어서는 우선 전원(電源)개발과 석탄증산 및 화학비료 생산에 치중할 방침입니다. 구정권하의 무계획성으로 인한 전력부족은 현하의 최대 난관으로 되어 있는바 긴급대책으로서 발전함(發電艦) 깨스터빈 등의 구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항구적 대책으로는 7개년 이내에 총발전능력 약 100만㎾를 확보할 수 있는 전원개발장기계획을 수립 중에 있읍니다.
석탄에 있어서는 연산 1000만 톤을 목표로 투자의 확대를 도모하여야 하겠으며, 충주비료공장의 완전가동과 나주비료공장 등의 건설을 촉진하고 있읍니다.
수산자원 개발을 위한 시책이 어촌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은 물론이요 우리나라 수산업 발전의 방대한 잠재력을 고려해서 어획의 영속을 기하기 위한 증식시설의 강화와 어업생산수단의 보강 및 능률화를 위한 어구․어법의 개량, 수산물의 수출장려를 비롯해서 국내 판매시설과 저장 가공 및 수송시설의 개량 확충으로 어촌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기하며, 기타 항만 수축(修築)과 준설사업도 연차적으로 계획 진행코자 합니다.
다음 우리의 경제구조하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큼에 비추어서 그 육성 강화를 목표 삼아서 운전자금의 확대에 주력하고 중소기업 투융자에 상당한 자금을 공급함과 아울러 외래 사치품 밀수를 철저히 막아서 국내 산업을 보호 육성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수출을 장려하고 군납을 촉진함으로써 극심한 국제수지의 불균형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하겠읍니다.
다음 국민문화의 앙양과 사회복지의 증진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읍니다.
혁명정신에 입각한 문교정책의 구현을 위해서 민주적인 제도와 민주적 인간관계를 확립함으로써 학원을 민주화하고 교육의 자치제를 확대해서 교육의 중립화를 꾀하는 한편 국민도의의 앙양과 건전한 사회기풍의 조성으로 도의적 가치기준을 혁신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과학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함으로써 교육제도 및 행정을 재검토해서 의무교육의 철저를 기하는 동시에 교육내용을 쇄신해서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생활지도를 체계화해서 과학기술교육 및 직업교육을 개선하려 하며 교직의 향상을 위한 교사양성제도를 개편하고 전문적 교직단체를 육성할 방침이며 대여장학금제를 창설하고 재외교포의 교육을 재정비 강화하려는 것입니다.
국민문화의 진흥을 위해서는 창의적 문화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우리 고유문화의 연구와 발전 및 이의 국제적 교류를 촉진하며 문화재의 보존에 노력하고자 합니다.
다음 사회복지를 증진시키는 터전을 마련함이 민주국가의 중요한 과업이라 하겠읍니다. 따라서 국민의료의 균점과 질병예방의 충실을 기해서 국민보건행정의 조직화를 도모하겠으며, 군경원호사업에 있어서도 현행 연금을 평균 약 3배로 인상하는 동시에 상이 정도를 기준 삼아서 연금액의 등차별제를 실시함으로써 군경연금 지급의 합리화를 기하는 한편 4월혁명으로 인한 희생자의 유족과 부상자에 대하여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읍니다.
태풍과 한발 등의 재해로 인한 이재민에 대해서는 정부의 구호양곡, 대여양곡 및 민간구호단체의 구호물자를 동원해서 종합적인 구호시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정부예산으로써 복구사업에도 노력할 예정입니다.
현하 가장 긴급한 과제의 하나인 실업자대책에 있어서는 일반경제의 발전으로 고용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근본임은 물론이지마는 임시로 공공사업과 국토계획을 위한 제반 공사 예산을 활용해서 일터를 마련해 주고자 합니다. 노동단체의 자율적이며 합리적인 운동을 조장하기 위해서 중앙 및 지방노동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근로감독관제를 실시해서 나아가서는 사회보장제도 수립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도록 하겠읍니다.
다음에 관영기업에 관해서는 전매, 교통, 체신사업 등 각 부문에 있어서 신년도부터는 기업회계제도를 신설해서 운영의 합리화를 기하고자 독립채산제를 확립할 작정입니다.
이상 말씀드린 시정방침을 수행하기 위한 일반재정부문 총예산규모는 세입 세출 5067억 환입니다. 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바이니 친애하는 국회의원 여러분께서는 정부가 의도하는 바를 양찰하셔서 충분히 심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예산편성의 세부에 관해서는 재무부장관이 자세한 설명을 드리기로 하고 이로써 시정방침에 대한 본인의 말씀을 마치려고 합니다.
단기 4293년 9월 30일
국무총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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