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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광역단체장이 없었구나

이번이 제9회 지방선거인데 그동안 여성 광역단체장이 한 명도 없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407_0003581429


물론 이 블로그에서 추미애 의원, 이제 후보에 대해서 주로 좋은 쪽으로 이야기(링크1, 링크2, 링크3, 링크4)를 하긴 했다. 호냐 불호냐를 따진다면 아무래도 호 쪽에 가깝겠으나 이렇게 말했던 것은 긍정적인 뜻만은 아닐 수도 있다.


추미애는 어디까지 진짜 할 수 있는가. 우선 좋은 거 부터 따져보면 당대표 시절 안ㅎㅈ 바로 날리기 같은 걸 들 수 있겠고 진짜로 전국 돌다가 무릎이 아작났던 삼보일배 같은 걸 들 수 있겠다. 하지만 반대로 나쁜 쪽으로 가장 큰 '합니다'는 노조파괴법안이나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의 주역이라는 점이다. 저 앞선 삼보일배가 저 탄핵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었으니...

뭐 그런 굵직한 것 말고도 딱히 '여성정책' 면에서 기여가 있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고 마초적인 성정이라 해야 하나 꽤 젊을 적부터 '보스'의 포지션에서 살아온 사람이 풍기는 포스도 낭낭해 보인다. 본인으로서는 아마 본인이 여성인 걸 그닥 신경쓰지 않으면서 살고 싶었을 것 같고 또 여성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이전엔 없었던 높은 위치까지 자력으로 올라간 것도 사실이지만 묘하게 중요 고비에서 '여성이니까 거기까지' 느낌으로 미끄러지는 때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노렸던 게 그 사례일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는 경선 과정에서 솔직히 저어어어어어 까마득한 남후보가 깝죽대는 꼴을 당했지. 전체로 놓고 보면 그런 모순 속의 카리스마형 정치인이다. 굉장히 20세기식 정치문법을 쓰는.

사실 여성 광역단체장이 여태까지 한 번도 없었다는 것만큼이나 본경선 1차에서 과반이 나온 것에 놀랐다. 그럴 줄은 솔직히 몰랐다. 경기도는 넓고 사람도 많고 그런 만큼 지역마다 이해가 천차만별이고 성향도 이끝부터 저끝인데 과반이라니. 꽤 의미심장하다. 추미애라면 뭐를 못했으면 못했다고 사과를 할지언정 허섭스레기 같은 변명이나 어물쩡 넘어가는 짓은 안 할 거 같다는 정도의 믿음일까. 

어쨌거나 그래도 나는 추미애 후보를 응원하고 싶다. 전 직장에서 일할 때 나는 불가촉천민인 것도 힘들고 여성인 것도 고달팠다. 회관이든 본청이든 같은 여성 보좌진을 보는 것에서 '그래도 혼자가 아니다'라는 힘을 얻어야 했을 정도로 힘든 날들도 있었는데 그럴 때 국회에서 여성 의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대체로 크게 힘이 나는 일이었다. 약간 사용하는 언어 자체가 개저씨 뺏지들하고는 기본 결이 달랐으니까. 아직도 의원회관 지나가다 들은 멀어지던 어느 여성 의원(아마 목소리로 봐선 김상희 의원이었을 거 같다) 음성의 "밥 한 번 먹자, 진선미!", "네에!"를 잊지 못 한다. 남성 의원들끼린 그런 산뜻한 음성의 밥 먹자는 말을 들어본 적 없었거든. 그래서 광역단체장에 '첫' '여성'이 나오는 건꽤 큰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아무튼 일단 거기 어떻게든 여성이 있어보는 게 중요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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