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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법이 뭐냐면

 아직도 고 구하라 씨를 생각하면 목이 콱 막히는 느낌이 먼저긴 하지만.


서영교 의원한테 개인적인 고마움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하라 씨가 그렇게 가고 난 다음에 관련법이 접수되었는데 그게 서영교 의원 발의법안이라 좀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랬던 게 벌써 제20대 국회의 일이다. 

https://likms.assembly.go.kr/bill/bi/billDetailPage.do?billId=PRC_F1Z9F1C1N1Y4F1G8P3Q1K2L7J1L5B4

제20대 국회 때는 고 구하라 씨의 오빠가 국회청원을 넣어서 논의하던 내용을 서영교 의원이 접수하였는데 제안이유에 구하라 씨가 언급되지는 않는다.



현행법에 따르면 부모는 미성년자인 자의 친권자가 되고, 부모 일방이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 다른 일방이 친권자가 되며, 친권을 남용하여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친권의 상실을 선고할 수 있음. 또한 상속인은 피상속인과 혈연관계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상속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고, 직계존속, 피상속인, 선순위 상속인 등을 살해한 경우 등을 제한적으로 상속결격사유로 인정하고 있음.

  그런데 최근 고유정 사건에서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여 미성년인 자가 상속인이 되었는데, 아내가 자에 대한 친권을 행사함으로써 재산을 관리할 수 있어 사실상 살해된 남편으로부터 상속을 받은 것과 유사한 결과가 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고, 그밖에도 천안함 침몰 사고나 세월호 사고 등 재난재해 사고에서 양육에 기여하지 않은 친부모가 보험금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거나 재산의 상속을 주장하는 등 국민 정서상 상속을 납득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현행법상의 친권과 상속권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으므로, 현행법상 공소시효가 없는 중대한 반인륜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서는 친권의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양육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중대한 반인륜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상속결격사유에 포함시키려는 것임


그저 혈연만으로 가족관계를 규정하고 사실 상 상관없이 살아온 사람에게 자동으로 상속이 된다는 건 얼마나 이상한지 저 시기의 한국은 다양한 사례를 목격할 수 있었다. 구하라 씨 친생모 건도 그렇고 제안이유에 담긴 재난재해사고에서 양육에 기여하지 않은 친생부모가 상속을 요구하는 경우도 그렇고.

그러나 위의 캡처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법안은 임기만료폐기되었다. 그리고 서영교 의원은 제21대 국회에도 이 법을 본인의 제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여기에는 50명이 찬성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이 법안에서는 제안이유에 구하라 씨도 언급이 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속인은 피상속인과 혈연관계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상속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고, 직계존속, 피상속인, 선순위 상속인 등을 살해한 경우 등을 제한적으로 상속결격사유로 인정하고 있음.

  최근 고 구하라씨의 경우를 비롯해 천안함 침몰 사고나 세월호 사고 등 재난재해 사고 이후 양육에 기여하지 않은 친부모가 보상금, 보험금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거나 재산의 상속을 주장하는 등 국민 정서상 상속을 납득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현행법상의 상속권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으므로, 양육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를 상속결격사유에 포함시키려는 것임.


하지만 위에서 보듯이 또, 이 법안도 임기만료폐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제21대 국회가 끝나고 제22대 국회. 서영교 의원은 또 제22대 국회 본인의 제1호 법안으로 구하라법을 또 발의한다. 3트째.

이 법안과 관련하여 2024년 4월 25일, 그러니까 제22대 총선이 있고 임기가 개시하기 전 시점에 중대한 변화가 하나 생겼다. 바로 상속·유류분 제도에 대한 헌재의 일부 헌법불합치 결정(2020헌가4). 구하라법과 관련된 부분만 일부 발췌해보도록 하겠다.


(나) 개별 조항의 합리성 여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유류분제도를 구성하는 각 유류분 조항이 합리적으로 규정되어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1) 민법 제1112조

가) 민법 제1112조는 유류분권리자와 유류분에 관하여 획일적으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제1호 및 제2호),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제3호 및 제4호)로 규정하고 있다.

유류분에 관한 다양한 사례에 맞추어서 유류분권리자와 각 유류분을 적정하게 정하는 입법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점, 법원이 재판에서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유류분권리자와 각 유류분을 개별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심리의 지연 및 재판비용의 막대한 증가 등을 초래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민법 제1112조가 유류분권리자와 각 유류분을 획일적으로 규정한 것이 매우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다만, 비록 민법 제1004조 소정의 상속인 결격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의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민법 제1112조에서 유류분상실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다) 원래 유류분제도는 과거 농경 사회에서 여러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을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들이 작물을 수확하고 가축을 기르는 등의 노동을 함께 하면서 재산을 공동으로 형성하는 이른바 ‘가산’제도가 존재하였던 시절에, 집안의 가장인 피상속인의 무분별한 유언이나 증여에 따른 재산의 무상처분으로부터 각 가족 구성원의 상속재산형성에 대한 기여의 대가를 일정 부분 보장하기 위하여 생겨난 제도이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구조가 산업화를 거쳐 정보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가산의 개념이 사라지고, 가족구조도 부모와 자녀로만 구성되는 핵가족제도로 보편화되었으며, 1인 가구도 증가하는 등 가족의 의미와 형태에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피상속인의 의사를 제한하여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유류분제도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독일·오스트리아·일본 등에서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를 유류분권리자에서 제외하고 있다(독일민법 제2303조 및 제2309조; 오스트리아일반민법 제757조; 일본민법 제1042조 각 참조).

라) 결국 민법 제1112조에서 유류분권리자와 각 유류분을 획일적으로 정하고 있는 것 자체는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민법 제1112조 제1호부터 제3호가 유류분상실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같은 조 제4호가 유류분권리자의 범위에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를 포함하는 것은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제22대 국회의 구하라법 제안이유에도 이러한 취지가 아래와 같이 보강되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속인은 피상속인과 혈연관계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상속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고, 직계존속, 피상속인, 선순위 상속인 등을 살해한 경우 등을 제한적으로 상속결격사유로 인정하고 있음.

  고 구하라씨의 경우를 비롯해 천안함 침몰 사고나 세월호 사고 등 재난재해 사고 이후 양육에 기여하지 않은 친부모가 보상금, 보험금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거나 재산의 상속을 주장하는 등 국민 정서상 상속을 납득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음.

  그러던 중 헌법재판소는 지난 4월 25일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의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며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려 상속권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했음.

  이에 따라 지난 21대 국회에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불합리한 상속권 제도를 재정비하기 위한 합의안(<구하라법>)이 마련되었으나 통과되지 못했음. 

  양육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자격을 박탈해 억울한 사람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임. 

  이에 상속인이 될 사람이 미성년자인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피상속인 또는 배우자나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에게 중대한 범죄행위를 하거나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피상속인의 유언이나 공동상속인의 청구에 따라 가정법원이 상속권의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


그리고 마침내 이 법안이 2024년 8월 28일에 본회의 가결, 2024년 9월 20일에 공포되어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위 헌법불합치 판결이 있어서 시행은 2026년 1월 1일부터지만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사례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이 된다. 

구하라법은 민법 개정이 쉽지 않은데(원래 기본법 개정이 쉽지 않으니) 변화하는 가족의 형태와 관계에 대해서 입법이 아주 더디게라도 따라가고 헌재 결정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한 계기여서 꽤 뜻깊은 개정 사례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이 입법을 가족이라는 것이 혈연에 의해서만 법적으로 인정되는 게 아니라는 한 근거가 법에 씨앗처럼 심긴 것으로도 이해한다. 가족을 구성할 권리, 내가 내 가족이 누구인지를 선택할 결정권이 단순히 핏줄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기준점이 하나 찍힌 것이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가족의 형태로 나아갈 수 있는 작은 시작지점이 되어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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