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연간 계획이 올라왔다.
원래 매년 작성하는 것인데 왜 이렇게 새삼스러운 느낌이 드나 의아스러웠다. '혹시 작년에는 내란 때문에 정신 없어서 작성을 안 했던 거 아니야?'하는 바보 같은 생각이 들어 목록을 넘겨보니 그럼 그렇지. 그냥 내가 정신 없어서 넘긴 것뿐이었다. 그리고 결국 2025년은 1년 내내 국회가 조금도 쉬지 않고 계속 돌아갔다. 임시회에서 임시회에서 임시회로, 정기회 후에도 바로 임시회로.
2025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사실 이 기본일정은 법적 강제력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국회법을 근거로 작성한 것이고 또 대체로는 이대로 흘러가는 것도 맞기는 하지만 국회는 뭐든지 '여야 합의'가 우선인 곳이다. 국회법에 정기회와 임시회가 언제 열려야 하는지 규정이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임시회는 집회요구가 있어야 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 출처 : https://www.assembly.go.kr/portal/bbs/B0000034/view.do?nttId=4346630&menuNo=600143&sdate=&edate=&pageUnit=10&searchDtGbn=c0&cl1Cd=&searchCnd=1&searchWrd=&pageIndex=1 |
당장 2026년 1월 첫주만 해도 원래 열려고 했던 본회의를 열지 않고 민주당은 원내대표 선거를 해야 하는 마당이니 정치 일정이란 변화무쌍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5조의2(연간 국회 운영 기본일정 등) ① 의장은 국회의 연중 상시 운영을 위하여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의 협의를 거쳐 매년 12월 31일까지 다음 연도의 국회 운영 기본일정(국정감사를 포함한다)을 정하여야 한다. 다만, 국회의원 총선거 후 처음 구성되는 국회의 해당 연도 국회 운영 기본일정은 6월 30일까지 정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연간 국회 운영 기본일정은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 작성한다.
1. 2월·3월·4월·5월 및 6월 1일과 8월 16일에 임시회를 집회한다. 다만,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는 경우 임시회를 집회하지 아니하며, 집회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그 다음 날에 집회한다.
2. 정기회의 회기는 100일로, 제1호에 따른 임시회의 회기는 해당 월의 말일까지로 한다. 다만, 임시회의 회기가 30일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30일로 한다.
3. 2월, 4월 및 6월에 집회하는 임시회의 회기 중 한 주(週)는 제122조의2에 따라 정부에 대한 질문을 한다.
그러나 국회법에 의해, 그리고 그 동안의 관습에 의해 정립된 연간 기본일정을 한 번 볼까?
2월에는 통상 1년에 한 번 개원식을 한다. 그리고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진행한다. 협의에 따라 비교섭단체대표도 연설을 하기도 한다.
2, 4, 6월 임시회에는 대정부질문을 보통 한다. 며칠을 할지는 교섭단체 간 협의에 따른다. 길게 한 닷새 할 때도 있고 상대적으로 짧게 사흘 정도 할 때도 있다.
8월 중하순 임시회는 통상 결산 임시회다. 전년도 결산안을 통과시킨다.
2026년 5월 임시회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뽑는 일이다. 통상 5월 중에 논의를 마치고 5월말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 그리고 6월 임시회부터는 새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이 회기를 시작하게 된다. 6월초에 지방선거가 있어서 5월 하순의 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원내지도부끼리 협의할 사항이니 어찌저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또 법사위원장 갖고 한 차례 난리는 날 것 같지만.
문제는 국정감사다. 솔직히 내가 국회에서 일할 때에도 언제나 당연히 국감은 정기회 시작 후 추석 끼고 4주 동안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이러한 일정에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하지만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제2조(국정감사) ① 국회는 국정전반에 관하여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국정감사(이하 “감사”라 한다) 시작일부터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감사를 실시한다. 다만, 본회의 의결로 정기회 기간 중에 감사를 실시할 수 있다.
매년 정기회는 9월 1일에 시작한다. 그러니까 국정감사는 법대로 하자면 그 이전에 해야 하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그런데 나는 정말 한 번도 그 일정으로 하는 국감을 본 적이 없다. 아무리 단서 조항으로 정기회에 실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단서조항이고 원칙은 정기회 전에 해야 하는 것인데 전혀 몇십 년째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법을 개정해서 실정에 맞추거나 여야가 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을 하든가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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