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쓰는 어휘집 - 임기와 회기 -

※ 뉴스에 자주 나오고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쓰지만 사실 정확히 알지는 않던 국회 관련 용어들에 대해서 설명하면 어떨까 싶어서 써본다. 언론이나 대중이 대충 혼용하는 용어에 대해서도 바로잡을 겸.

1. 임기와 회기

대한민국헌법 제42조에 따라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이고 국회법 제9조 제1항에 의해 국회의장의 임기는 2년이다. 그래서 제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은 우원식 의장이고 후반기가 되면 새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 그래서 만약 제23대 총선 때가 되어서 '뫄뫄 의원이 지난 4년 간 어떤 의정활동을 했나 볼까?' 할 때는 '지난 임기 중 출석과 공약이행률을 봐야겠어' 식으로 말하는 것이 맞다. '지난 회기 중'이 아니다.

회기는 '정기국회나 임시국회가 열리는 기간'을 뜻한다. 개회부터 폐회까지의 기간이다. 대한민국헌법 제47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정기국회의 회기는 매년 9월 1일(공휴일이면 그 다음 첫 번째 평일)에 시작하여 100일, 임시회는 최대 30일까지로 정해져 있다. 정기국회는 9월에 시작해 그 유명한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시작해서 12월에 예산안을 통과하는 것까지로 100일을 보내는 것이 원칙이다. 

임시회는 본래 국회법에 의하여 2, 3, 4, 5, 6월 1일과 8월 16일에 임시회를 열게 되어 있고 국회재적 4분의 1 이상의 집회 요구가 있을 때에도 열릴 수 있다. 2~6월+8월 16일 임시회는 당월 말일까지가 정해진 회기이다. 보통 2~6월 임시회에서는 법안 심사를 많이 하고 8월 후반 임시회는 전년도 결산 임시회이다. 예산안이야 앞으로 쓸 돈 때문에 싸움이 치열하지만 이미 쓴 돈에 대한 내용이라 상대적으로 결산 임시회는 짧고 헐한 편이라고 보면 된다. 임시회의 회기는 30일을 초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국회는 사람들이 놀고 먹는다 생각하지만 사실 꽤 열심히 일하고 있다. 회기 중이 아닐 때도 폐회중 법안심사소위 같은 것이 열리고 각종 특위도 계속 열린다.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2024년의 경우 9월 1일이 일요일이어서 9월 2일에 정기국회 회기가 시작하여 12월 10일까지가 정기국회 회기였다. 민법은 초일불산입(100일을 셀 때 9월 1일을 뺌) 원칙이지만 국회법은 초일산입(100일을 9월 1일 포함해서 셈)한다. 

아래 그림에서 2024년 12월 7일 첫 번째 탄핵안 부결날을 보면 제22대 제418회 국회(정기회)의 제17차 본회의가 17시에 열린 것을 볼 수 있다. 22대 국회 들어서 정기회, 임시회 할 것없이 숫자를 다 이어서 센다. 418은 언제로부터 418인고 하니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 제1회 제1차 본회의 때부터 센 것이다. 국회가 아니므로 국가재건최고회의와 국가보위입법회의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육사를 없애자는 말이 입안을 맴도네 갑자기.) 제22대 국회는 제415회부터 시작했다.  

아래는 집회공고이다. 

제418회 정기국회는 위에서 말했듯 12월 10일로 종료된다. 탄핵안은 12월 7일에 투표불성립되었다. 투표불성립이 부결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쓸데없는 잡음을 없애기 위해서 민주당에서는 일사부재의 원칙을 지키고자 바로 이어서 임시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임시회는 국회재적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일 최소 3일 전에 공고하여야 한다. 아래 공고를 보면 민주당 원내대표인 박찬대 의원과 민주당 소속의원 전원의 요구로 12월 11일 오후 2시 본회의부터 바로 제419회 임시국회의 회기가 시작되도록 소집을 요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제418회 제9차 국회운영위원회 회의록(링크)을 보면 아예 제419회 임시회의 회기를 7일로 의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아래 12월 11일의 일정을 보면 제419회 국회(임시회)가 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그 다음 집회공고다. 이 시점에 우리는 2024년 12월 14일에 탄핵소추안 가결을 알고 있으나 12월 13일 당시엔 또 부결될 것을 우려해서 바로 제420회 임시회가 열릴 수 있도록 소집 요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12월 18일의 의사일정을 보면 아래와 같이 바뀌었음을 볼 수 있다.

제419회 임시회의 회기는 부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예 일찍 7일로 못박아두었지만 12월 14일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개회한 제420회 임시회는 회기를 30일로 하였다. 그래서 1월 16일까지(다시 말하지만 초일산입하여 30일이다. 네이버 날짜 계산을 사용하면 정확하다.) 2025년 1월 4일까지 애도기간을 가진 뒤 다음 주부터 새로 국회가 어떻게 운영될지는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원래는 2025년 1월 2~3일에 대정부질문을 하려고 했는데 미뤄졌기 때문이다. 운영위가 바로 월요일부터 열려서 의사일정을 새로 의결하게 될 것 같고 높은 확률로 1월 말까지 임시회가 또 열릴 것 같다. 각 상임위에서 계속 현안질의도 해야 할 것 같고 국조특위도 진행하고 여객기 참사 수습도 그렇고 틈틈이 법안처리도 해야 하기 때문에. 1월말까지라고 하는 건 어차피 2월에는 임시회가 열리게 되어 있으므로. 

보통은 그래도 추석만 날리고(항상 정확히 국감기간이다.) 설은 좀 명절답게 보낼 수 있었는데 어째 올해는 설연휴도 명절답게 보내지 못할 듯한 야당 보좌진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