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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업계의 플라스틱 사용량

입법조사처에서 나온 자료를 읽다가 순수하게 놀랐다.

출처 : https://www.nars.go.kr/news/view.do?cmsCode=CM0026&brdSeq=49583

처음에는 '아, 축제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구나!' 하고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다회용기를 사용한 축제는 전체 폐기물 발생량이 약 24% 떨어졌고, 폐기물에 포함되어 버려진 1회용품도 37%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회용품 생산·처리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39% 감축되었다"고 하니 이 어찌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라 하겠는가. 

근데 그러다가 '음반·굿즈 플라스틱 사용량은 573.3톤('19년) → 2,264.8톤('23년) = 약 4배 증가'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4배라니. 게다가 자료를 계속 읽다보면 이게 국내 음반기획사가 앨범·포장재·굿즈 제작 등에서 사용한 플라스틱 사용량 추이이고 같은 기간의 누적 사용량은 약 6,639톤에 달한다는 부분이 나온다. 

랜덤포카의 세계, 실제 CD로 음악을 듣는 사람은 이제 거의 드문데도 피지컬 앨범 판매량으로 따지는 성적과 매출의 세계, 다양해져만 가는 같은 앨범의 다른 버전, 빠르게 바뀌는 굿즈 유행, 높아지는 팬싸컷, 쌓이는 재고와 버려지는 실물 앨범은 모두 케이팝 붐이 커질수록 함께 커지는 부산물이다. 이들 대부분의 원료가 플라스틱이라는 지적은 어제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나도 한때 팬싸에 사진 찍으러 다닌다고 앨범을 팬싸마다 몇십 장씩(시절이 좋았다. 요샌 백 장 사도 안 되기도 한다는데) 샀고 그러다보니 주변에 나눠주거나 뿌리는 것도 한계가 있지, 집안에 보관을 하다하다 결국 버린 과거가 있다. 이 문제를 모를 수가 없었고 그렇게 앨범을 수십 장씩 떠안고 살다가 이제는 돈도 없지만 무리해서 팬싸에 가보고 싶어도 쌓일 앨범이 신경쓰여 그만두게 됐다.

그러다보니 저 2023년 한 해에만 2천 톤이 없는 플라스틱 사용량은 이제 2026년에는 더 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 팬싸컷은 천정부지, 팬싸마다 인원은 줄었고 판매처는 더 많아졌다. 팬데믹 기간 동안 생긴 영통 팬싸는 팬데믹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고 해외의 케이팝 팬들까지 이 플라스틱의 빅 웨이브를 타게 만들었다. 

케이팝 팬들을 중심으로 이걸 시정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출처 : https://www.kpop4planet.com/ko

케이팝포플래닛이다. 나도 여기서 진행하는 서명운동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휀걸들이 이런 훌륭한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기는 와중에 정작 엔터업계는 듣는 척이라도 하는가 모르겠다. 정치권에서 입법으로든 뭐로든 좀 적극적으로 압박을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량에 제한을 둔다든지 플라스틱 사용량 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인 회사에는 세제 혜택을 준다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하다. 케이팝 시장이 이제 한국만의 것이 아니고 글로벌한 시장이 되어버린 만큼 지구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달라진 한국의 위상에 어울리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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