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4월 16일부터 갑자기 타임라인에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문득 몇 년이나 된 거지? 하고 검색해서 아래로 내려보니 2016년부터, 읍내 시절부터 11년째더라. 이걸 왜 시작하게 됐을까 기억을 더듬어봤다. 아마 '기억' 자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날 아침의 조용했던 회관을 나는 복도의 적막과 숨을 멈춘 듯한 분위기로 기억한다. 나처럼, 나 이상으로 아직도 많은 사람이 2014년 4월 16일 아침의 그 기억을 생생하게 가지고 있지만 또 그만큼,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은 그 날의 일을 잊어가거나 이미 잊었을지 모른다. 잊고 싶을 수도 있고.
하지만 4·16연대 사이트에 있는 글귀처럼 세월호 사건 뒤에 남은 사람들은 망각과 싸우고 있다.
| 출처 : https://416act.net/41 |
그러니까 나 한 사람의 기억이라도 유지된다면 그 싸움에서 나 한 명 분 정도는 이기는 것일 수 있으니까. 그리고 304명을 304명으로 기억하는 것보다 그 각각의 이름으로 기억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했다. 수많은 인명사고가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은 그걸 추상적인 숫자로 받아들이게 된다. 304명이 죽었다는 말은 마치 그냥 숫자 304가 죽었다는 말처럼 들린다. 마치 주식 투자를 전혀 모르는 내가 코스피 6천 돌파를 아주 막연한 어떤 숫자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하지만 김춘수의 시처럼 이름을 부르면 사건이 내게 다가오는 무게의 차원이 달라진다. 304라고 했을 때는 종이 위에 적힌 304, 아니 그보다 더 형체도 없는 이 인터넷 패킷 몇 개만큼의 무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름을 알면, 그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존재이면, 이 사건의 무게는 내가 이름을 아는 한 사람의 죽음이라는 사건의 무게 곱하기 304가 된다. 그건 완전히 다른 무게감이다.
나는 방임 당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하면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다. 기억력이 좋은 편인데도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릴 때면 시기나 순서가 늘 헷갈리고 엉망이다. 그런 것처럼 세월호 사건을 내가 당사자로 겪은 건 아니지만 떠올리면 괴로운 일임에는 틀림없으므로, 나도 점점 괴로운 일이라 기억을 뿌옇게 흐려버릴 수 있다. 그래서 그럴까봐 더욱 굳이 이름을 불러서 각 사람의 사건으로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주욱 이름을 올리다보면, 각 성과 돌림자가 같은 이름을 보면서 '아, 형제자매가 같이 여행을 갔었다고 했지', '미수습자 다섯 분을 언젠가 찾을 수 있을까', '이 친구가 다른 친구들이 나갈 수 있게 많이 도와줬다고 했지' 그런 것들을 같이 떠올리게 된다.
내년에도 나는 세월호 304명의 이름을 또 타임라인에 흘려보낼 것이다. 내 취지야 구구절절 이러하나 솔직히 도배라서 블좍 여러분께 폐를 끼치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면 잠시 뮤트하셔도 되니까 부디 너그러이 보아주시기를.
그리고 생명안전기본법이 꼭 통과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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