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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2일자로 통과된 근기법과 노동감독관법

오랜만에 본회의가 필리버스터 없이 진행된 느낌이다. 집에서 딴 짓하다가 내용 좋을 것 같은 의원만 골라서 봐도 피곤하던데 상임위원장까지 사회를 볼 수 있도록 국회법을 개정하기 전까지 그동안 그걸 계속 지키고 앉아 있었을 우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을 생각하니 나까지 피곤해지지만 어쨌든 제433회 임시회의 제1차 본회의는 대미투자특별법과 무쟁점 법안 통과를 위하여 무난하게 열렸다.


보통 본회의의 상정안건 목록을 볼 때, 법사위 고유법안, 쭉 내려서 복지위, 기노위, 끝으로 성평등위 법안 위주로 본다. 마찬가지로 그 순서로 훑다가 눈이 멈췄다.


근기법 개정안, 그리고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은 제정법안이다! 확인해보지 않을 수 없다. 안 그래도 정부에서 노동감독관을 늘리고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천명은 진작 해둔 터이니 어떤 내용이 담긴 걸까 궁금했다. 종전 '근로감독관'은 개별법령이 없었는데 그 직무에 관한 법이 생겼으니 당연히 그 내용도 볼 필요가 있겠고.

일단 근기법은 단순 노동감독관 부분만 개정한 것이 아니고 총 16건을 합치고 섞어 만든 대안이다. 대안의 주요내용이 하나 하나 다 중요하다.


가.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안」의 제정에 따라 현행 근로감독관과 관련된 조문을 삭제·수정하는 등 조문을 정비함(안 제13조, 제101조 등)

나. 임금체불 관련 법정형을 현행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함(안 제107조 및 제109조)

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공공기관, 「지방공기업법」 제49조 및 같은 법 제76조에 따른 지방공사 및 지방공단,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출자 또는 출연기관 등에 해당하는 도급인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 금액 규모 및 기간의 사업을 도급하는 경우 그 도급금액 중 수급인이 자신의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 해당하는 비용을 구분하여 매월 지급하여야 함을 규정함(안 제44조의4 신설 등)



당연히 노동감독관법이 생김에 따라 내용과 체계를 맞추는 것, 그리고 사업주의 임금체불에 대한 법정형을 상향하는 것, 끝으로 국가나 공공기관이 관급공사를 맡길 때 노동자에게 돌아갈 임금 부분은 다른 도급비와 구분하여 매월 지급하여 중간에서 임금을 삥땅치는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노동감독관법 주요내용을 한번 볼까?


  가. 고용노동부 소속 ‘중앙노동감독관’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노동감독관’을 구분하여 정의하고, 근로감독을 위한 국가의 책무,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함(안 제1조부터 제4조까지)

  나. 중앙노동감독관의 직무·권한 등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안 제6조부터 제15조까지)

  다. 사업장 감독의 종류, 감독 계획 수립, 결과 조치 등 사업장 감독에 관한 업무 절차 규정(안 제15조부터 제19조까지) 

  라. 신고사건의 제기·조사·결과 조치 등 신고사건 처리 절차를 규정하고, 사법경찰관으로서의 직무집행 원칙 구체화(안 제20조 등)

  마. 고용노동부장관은 이 법 및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고용노동부장관의 권한 중 제32조제2항에 따른 협의체에서 사전에 협의된 사항으로서 상시근로자수가 3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의 감독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일부를 시·도지사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규정함(안 제28조 등)


내용이 좀 많으니까 내가 인상 깊었던 부분 위주로 살짝 짚어보면 우선 제8조. 중앙노동감독관의 책무를 규정한 조항인데 이렇다. 


제8조(중앙노동감독관의 책무 등) ① 중앙노동감독관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성실과 청렴을 바탕으로 근로자의 권익을 존중하고, 법령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노동자의 권익을 존중하는 내용이 명시된 게 왜 눈에 들어왔냐면 기존에 근로감독관이랑 일해본 분들 중에는 아실 수도 있는데 진짜 나쁜 의미의 공무원적이거나 아니면 진짜 사측 편에 심하게 이입하는 분들이 심심찮게 있다. 이 사람이 진짜 누굴 위해 뭘 감독하는 건지 내가 뭘 잘못 알고 있었나 싶게. 그러나 이제는 법 조문에 명시가 됐다. 노동자의 권익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 명확하게 이 사람들의 책무이다. 제7조를 보면 노동감독관의 직무를 좀 나열해 놓았는데 핵심은 단순이 임금을 제때, 계약에 맞게 주는지나 노동시간을 준수하는지 점검하는 데서 더 넓혀서 산업안전과 노동권 보호, 노사관계까지도 범위에 포함시켜 놓았다. 예전보다 기대되는 점이다. 



제16조(사업장 감독) ① 사업장 감독의 종류는 정기감독, 수시감독(재감독을 포함한다), 특별감독으로 구분한다.

제20조(신고사건의 제기) ①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노동 관계 법령의위반행위로 권익을 침해당한 자 또는 제3자는 고용노동부장관 또는중앙노동감독관에게 신고사건을 제기할 수 있다.


전에는 근로감독관을 만나려면 내가 민원인이 되어야만 만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노동감독관이 먼저 정기로 수시로, 특별하게 감독을 나간다고 법에 규정을 둔 점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특별사법경찰의 지위도 있는 만큼 신고사건을 제기할 수도 있다. 노동이나 산업안전 분야에 있어서는 경찰처럼 생각할 수 있다는 거다.



제40조(노동행정포털 구축·운영)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국민이 노동 관련 민원을 신청하고 노동행정 정보에 쉽고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동정보시스템과 연계하여 노동행정포털을 구축·운영한다.

② 중앙노동감독관이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27조제2항에 따라 전자문서로 민원 처리 결과를 통지하는 경우 노동행정포털을 통하여 할 수 있다.


노동감독관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노동정보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고 또 시민이 노동행정포털을 통하여 민원을 넣을 수도 있고 처리결과도 받을 수 있는 민원인 친화적 플랫폼이 생길 근거도 마련이 됐다. 

이밖에도 노동감독관에 대한 교육과 지원에 대한 내용도 있고 비협조적인 사업주에 대한 과태료 등의 벌칙도 규정되어 있다.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인 경우에는 중앙에서 지방으로 권한과 사무를 위임할 수 있으며 중앙은 지방에 해당 사무를 감당할 능력이 충분한지 기준 설정과 평가를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직무의 범위와 권한이 늘어나는 만큼 정부는 노동감독관 숫자를 크게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그것 까지도 제발 좀 그랬으면 좋겠다! 매머드 정부냐며 까는 일부 언론도 있던데 사람 그 정도 늘어난다고 매머드 안 된다. 걱정 접어두길.

다만 걱정되는 점은, 특사경이니까 형사소송법에 대한 숙지도 충분히 이루어져서 수사역량에 있어서도 아마추어 같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부디 노동권익이 신장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잘 정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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