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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살자고 하고 싶은데

자꾸 뭔가 냉소적인 생각들이 발목을 잡는다.  

출처 : 국회입법조사처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해서 나는 꽤 오래 전부터 관심이 약간 있었다. 어쩌다보니 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에서 봉사활동을 10년 정도 했고 그게 시작된 지난 세기 말부터 미등록 이주아동이 이 사회에서 존재하는데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이 관련한 입법정책 연구보고서가 발간되었다고 해서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읽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 미등록 이주아동의 기본권 보장은 당위적인 사안이지만 정책 딜레마가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이기도 하다.

—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미등록 이주아동 현황에 대하여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없다.

— 한국에서도 체류 외국인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미등록 이주아동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을 뿐으로 법무부 연구과제로 국내 체류 미등록 이주아동 규모를 추정했던 시범적 접근에서는 2017년 12월 말 기준 국내 잔류 미등록 이주아동의 규모가 최소 5,295명에서 최대 13,239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 불법체류 외국인과 불법 체류율의 증가세를 고려하면 미등록 이주아동 수는 추정치를 상회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 지난 20여 년간 정부 정책은 교육권 확대 조치, 교육권 보장, 범죄피해자 구조 및 인권침해 구제 등을 위한 통보의무의 면제, 아동과 부모에 대한 체류자격 부여 조치 중심

    - 교육권 보장을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로 확대, 학교나 병원, 청소년 상담/복지 기관의 출입국관리법 위반 사실 통보의무 면제, 미등록 이주아동과 부모에 대해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쪽으로 진행되었다.

    - 시흥시와 남원시가 지역사회의 미등록 이주아동을 등록시키고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한 바가 있다.

— 미국은 DREAM법안이라고 미등록 이민자에게 합법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법안이 계속 발의만 되었지 제정이 못 됐고 실상은 할많하않인 상태. 그나마 오바마 정부 때 하던 일들도 다 중단 중.

    - 지역에 따라 초중등 교육과 응급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고,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인 건강보험이나 보육을 지원하는 사례 정도는 존재함.

— 일본은 일본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이주아동의 이익을 보호하고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구축한 관계를 적극적으로 평가해서 강제퇴거 대상자에게 재류특별허가 제도를 시행 중.

    - 원래 체류자격에 무관하게 미등록 이주아동이더라도 공립 의무교육 기회를 제공했지만 현 타카이치 사나에 총리 내각에서 불법체류자를 주요 복지서비스 수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 프랑스에서는 유럽인과 비유럽인의 차이가 있는데 비유럽 외국인은 체류를 위해 특정 조건에 따라 개인 및 가족생활을 위한 임시체류카드 또는 예외적 또는 인도주의적 사유에 따른 임시근로자/임금근로자 카드를 도청에 신청해야 한다. 도청에 신청하는 만큼 재량은 도지사에게 있다. 프랑스어를 잘 하는지 얼마나 거주했는지 공공질서를 준수해왔는지 등을 평가한다고 한다. 미등록 이주아동의 경우는 보호자의 지위 등에 상관없이 학교에 다닐 권리가 있고 의료지원도 받을 수 있다.

— 독일도 프랑스와 비슷하다. 다만 추방처분을 일시 정지한 관용처분을 받은 외국인이 독일법 기준 '착하게' 5년 이상 지내면 체류허가를 18개월까지 내주는 체류기회권을 부여한다. 이 상태에서 체류허가 요건을 충족해야 추방되지 않을 수 있다. 

    - 교육 및 훈련 기관 그리고 기밀 유지 의무가 있는 병원은 외국인청이나 경찰에 대한 불법체류 보고 의무가 면제되어 있다.

— 당위성, 현황, 외국 사례를 종합하여 미등록 이주아동의 보호자에게 체류자격을 부여할 상시적 제도를 만들거나 / 제도가 있어도 보호자가 따르지 않아서 미등록 상태에 머무는 경우에 의료, 교육 등 아동 보호에 필수적인 권리 보호를 제공하거나 / 국회 계류 중인 외국인 출생등록제 도입을 위해서 사회적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어린이한테는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사실 꽤나 윤리도덕적 이슈로 당위성에 기대어 호소할 법한 대표적인 이슈인데 읽는 내내 '이게 될까?'라는 생각이 춤을 췄다. 그래서 좀 재수없고 야멸차게 생각도 해봤다. 미등록 이주아동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면 상당히 여러 면에서 사회에 유리한 점이 많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 아 근데 진짜 사람이 그래야겠냐고. "사람이 좀 사람답게 삽시다. 그 어린이의 보호자가 어디에서 온 사람이든 간에 어린이는 보호해야 할 것 아니오!" 이렇게 말하면서 밀어붙이고 싶단 말이다.

근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자꾸만 비관적인 생각 쪽으로 흐르고 마는 이유는 꼭 이주배경이 아닌 어린이한테도 너무나 증오를 불태우는 사람이 많은 현실 때문이다. '대체 왜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어린이가 어른에 비해서 조금이라도 더 배려 받으면 큰일 날 것처럼 구는 잡것들이 너무 많다. 마치 그런 태도가 쿨한 것이기라도 하다는 듯 구는 태도도 재수없고. 즈그들도 사회의 배려 속에 자라서 무사히 어른이 된 것일 텐데도 뭐가 그렇게 억울한지. 


여튼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이 법안에 많관부.

[2212637] 출입국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용우의원 등 10인)

법안 내용에 대한 설명은 이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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