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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법의 목적을 생각해본다면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범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


학교 앞 혐중시위가 한창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었다. 지역사회의 대처로 다 물리친 건지 이제는 경찰이 순찰하니까 더 시위를 못 하게 된 건지 아니면 그냥 더는 기삿거리가 되지 않아서 나오지 않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여튼 그 사건이 있고 국회에는 입법으로 이러한 학교 주변 혐오시위를 막기 위한 방안이 강구되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이라는 것이 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근처에서 아래와 같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2026년 2월 15일부터는 제18호에서 말하는 담배가 연초뿐 아니라 액상형 담배 등도 포함하도록 개정되어 시행된다. 

여기에 혐오시위를 어떻게 집어넣을 것인가? 현재 관련 법안이 두 건 올라와 있다. 먼저 고민정 의원안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은 이렇다.


현행법은 학교 경계 등으로부터 200미터 범위 안의 지역을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설정·고시하고, 누구든지 학생의 보건·위생, 안전, 학습과 교육환경 보호를 위하여 교육환경보호구역 내에서 관련 법령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 폐수종말처리시설, 담배자판기, 게임장, 유흥주점, 카지노 등의 영업을 하거나 해당 시설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음.

  그런데 최근 극우 시위대, 중국 혐오 시위대 등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인근에서 소음, 욕설, 폭언을 동반한 시위를 반복적으로 벌여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건강한 정서 함양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있음.

  이에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행위 사유에 출신 국가, 출신 지역,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을 이유로 한 차별 및 혐오 행위를 추가함으로써 학교 안팎에서 이러한 사유로 인한 차별이나 괴롭힘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고, 공존, 협력 및 평등의 가치에 기반한 공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임(안 제9조제33호 신설).



신설하는 제33호의 내용은 이렇다.


교육환경보호법 제9조(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의 금지행위 등) 누구든지 학생의 보건·위생, 안전, 학습과 교육환경 보호를 위하여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 및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상대보호구역에서는 제14호부터 제27호까지 및 제29호부터 제32호까지에 규정된 행위 및 시설 중 교육감이나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지역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교육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는 행위 및 시설은 제외한다. 

     33.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 및 제2호에 따라 신고된 행위로, 출신 국가, 출신 지역(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주거지 등을 말한다),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을 이유로 특정한 사람 또는 집단을 혐오·차별하기 위한 목적의 옥외집회 및 시위



진짜 딱 혐중 시위, 인종차별에 대한 것을 핀포인트로 집어놓은 내용이라고 하겠다. 

김영호 의원안의 경우는 혐중 시위를 딱 찍어서 막는다기보다 기존의 혐중시위에서 나오는 심각한 소음과 시위자들의 언어가 상당히 거친 점에서 특징을 잡아서 범주를 잡은 내용이다.


현행법은 학교의 교육환경을 보호하고 학생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누구든지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 학생의 보건·위생, 안전, 학습과 교육환경 보호에 방해되는 행위를 하거나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

  그런데 집회·시위에서 확성기·음향기기 등을 이용한 반복적인 욕설·폭언 등으로 주변 학교 학생의 학습권이 침해됨은 물론 학생의 정서 발달에도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으므로, 집회·시위는 허용하되 폭언 등은 규제할 필요가 있음.

  이에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주변 100미터 이내에서는 집회 또는 시위 중 확성기 등을 사용하여 욕설 등을 반복적으로 송출하여 학생에게 정신적인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려는 것임(안 제9조제33호 및 제16조제2항제3호의2 신설).



제9조제33호의 신설은 내용은 다르나 고민정 의원안과 같은 형식이고 제16조제2항은 벌칙규정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 경우를 규정하는데 그중 신설한 제9조제33호를 어긴 경우를 추가한 것이다.


교육환경보호법 제9조(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의 금지행위 등) 누구든지 학생의 보건·위생, 안전, 학습과 교육환경 보호를 위하여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 및 시설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상대보호구역에서는 제14호부터 제27호까지 및 제29호부터 제32호까지에 규정된 행위 및 시설 중 교육감이나 교육감이 위임한 자가 지역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습과 교육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고 인정하는 행위 및 시설은 제외한다. 

    33.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 또는 제2호에 따른 옥외집회 또는 시위에서 확성기·음향기기·전자기기 등을 사용하여 욕설, 폭언 또는 비속어를 반복적으로 송출함으로써 학생에게 정신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행위. 이 경우 교육환경보호구역은 학교경계등으로부터 직선거리로 100미터까지인 지역으로 한정하되,「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에 따른 학교는 제외한다.

제16조(벌칙)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의2. 제9조제33호를 위반하여 학생에게 정신적으로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한 자



두 법안 다 계류 중인 상태고 아직 가시적으로 통과될 기미가 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다. 혐중시위, 학교 앞에서 욕설이 난무하는 저질 고성방가 집회를 어떤 방법으로 막을지 고민하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지만 다시 처음, 우리의 집시법의 목적으로 돌아가볼 필요가 있다. 


    "적법한 집회(集會) 및 시위(示威)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


지금의 집회시위 문화는 그동안 우리의 집회시위는 적법한 것이었다, 위법한 것이 아니다, 는 투쟁의 역사가 담긴 결과물이기도 하고 여전히 법 조문과 실제 이를 "관리"하는 행정당국인 경찰의 행태는 또 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하지만 거기까지는 내가 다룰 깜냥이 안 되고 일단 법 체계의 문제만 따져보면 결국 관건은 '우리 집시법이 보호할 집회 시위는 무엇인가?' 이 판단의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이 근거를 마련해주는 입법이 저 교육환경보호법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하거나 욕설과 고성을 막아줄 개정보다 본질적인 입법사항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혐오집회란 교육환경에만 악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니까. 

따라서 결국 이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차별금지법으로 일거에 다 해결될 거라는 뜻이 아니라 그게 시작이 될 거라는 뜻이다. 현재 국회에 접수된 차별금지법은 두 건이다. 일전에 언급한 적 있는 손솔 의원안과 새롭게 발의된 정춘생 의원안이다. 이렇게 입법요구가 많고 함께 논의할 같은 취지의 다른 법안이 있다는 건 아주 좋은 일이다. 법안 내용이 어디가 같고 어디가 다른지를 함께 논의하며 더 나은 안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우리가 공존을 희망하면서 앞으로 몇십 년을 살아갈 수 있을지는 지금 이 시대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느냐에 그 중대한 시작이 달려 있다고 봐도 나는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평등헌법으로 개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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