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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류 중인 김학사 처벌법들 중에서

특가법 상 알선수재는 뇌물 수수보다 형량이 훨씬 적다. 아마 정치 고관여층이라면 여러 시사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2심에서 징역 4년으로 늘어나긴 했으나 여전히 김학사의 각종 '선물 받음'은 수뢰, 즉 뇌물을 받은 걸로 의율되지 않은 상태다.

김학사 1심의 1년 8개월은 그 수많은 김학사가 받은 선물을 특가법 상 알선수뢰로 처벌할 수 없고 알선수재로 처벌해야 하기 때문에, 그나마도 일부만 인정해서 나올 수 있었던 기가 차는 형량이다. 지금 국회에 접수된 법안 중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앞으로라도 바꿀 수 있는 법안들이 접수되어 있는 걸 찾아봤다. 왜냐하면 입법으로 이 공백을 막지 않으면 이제부터 뇌물을 다 배우자한테 실컷 갖다 바치면 된다고 반대로 해석될 여지를 열어주게 되기 때문이다.

자, 현재까지 의안정보 시스템의 지능형 검색을 통해서 배우자에 대한 청탁도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의 의안이 있는지를 검색해보니 총 12건이 나왔다. 



법안은 청탁금지법과 형법, 두 종류였고 내용은 이렇다. 표로 이쁘게 뽑아주는 것은 클로드가 해줬다.


발의연월일 순으로 정리한 표인데 제22대 국회의 임기 초반인 2024년 6~7월에는 주로 배우자 처벌 조항을 청탁금지법에 넣는 것이 주였다. 일곱 건이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의되었다. 

2024년 9~10월에는 명태 아저씨 리스트가 구체적으로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게 된 시기로 이 때 발의된 법안 두 건의 경우는 부정청탁의 유형을 넓히고 금품을 가상자산으로 받을 경우까지를 포함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었다. 특히 김영환 의원안의 "행정집행 시기 조정, 미공개 정보 제공 행위"는 김학사의 모친인 최은순 씨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이나 명태 아저씨 창원 산단 개입 의혹과 직접 연관이 있어 보이는 내용이다.

내란 이후에 발의된 세 건을 보면 대통령 당선인을 공무원으로 간주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한민수 의원이 형법도 같은 날 함께 발의한 것을 볼 수 있다. 이걸 보면 아예 뇌물을 받을 수 있는 신분에 공무원·대통령 당선인·중재인의 배우자를 넣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게 사실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고 보는데 물론 청탁금지법에서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배우자가 형법에서 규율하는 수뢰(受賂) 의 주체가 되어야 특가법 상 알선수뢰의 주체로 의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의 관한 법률을 잠시 보자.


알선수뢰와 알선수재의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마찬가지로 이쁜 표 정리는 클로드가 도와줬다.


행위 주체가 관건이 된다. 특가법의 제2조 제1항의 맨 앞단에 나오는 "「형법」 제129조·제130조 또는 제132조에 규정된 죄"는 제129조가 수뢰와 사전수뢰, 제130조가 제삼자뇌물제공, 제132조가 알선수뢰이다. 형법 상 수뢰죄는 진정신분범이라고 하는데 이게 무슨 뜻이냐면 어떤 신분에서만 저지를 수 있는 범죄라는 뜻이다. 수뢰의 경우는 뇌물을 받은 사람이 공무원이어야만 법적으로 죄가 성립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김학사는 이 규정대로라면 김학사 자체는 그냥 대통령/대통령 당선인의 배우자로서 자연인이지 공무원이 아니므로 사실 상 V0로서 권력을 휘둘러 왔지만 수뢰로 처벌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저 특가법에 있는 벌금도 때릴 수가 없고. 위에 접수된 형법이나 다른 부정청탁법 개정안이 지금 처리되어 개정된다 해도 이걸로 바로 김학사를 처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또 등장하는 건 막을 수 있거나 등장했을 때 처벌할 근거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2026년 5월 15일에 또 재미 있는 법안이 하나 접수되었는데 박범계 의원실에서 발의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이다. 


위의 법안들이 부정청탁 금지와 뇌물 수수 자체에 집중한 것이라면, 이건 최근 2심에서도 명태 아저씨가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한 것이 정치자금법 무죄가 나와버리면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막아줄 입법 시도로 보인다.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을 보자.


  현행법은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공직선거 후보자 등 정치활동을 하는 자를 중심으로 정치자금의 수수와 사용을 규율하고 있으며, 현행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할 경우 정치자금부정수수죄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음.

  그런데 최근 공직선거 후보자나 선출직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천이나 선거전략 및 정책형성 과정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배우자를 통해 우회적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배우자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 금지를 명확하게 법률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음.

  한편, 김건희 여사의 재판과정에서 보듯이 공직선거 후보자가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경우 사실상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것으로 정치자금부정수수죄가 적용될 소지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현행법에는 이와 관련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어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원의 해석을 통해 처벌해야 하는 한계가 있음.

  이에 선출직 공직자 등 배우자의 정치자금 수수 금지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금품·시설·서비스 등을 무상으로 제공 또는 대여받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배우자를 통해 우회하여 정치자금을 수수하거나 서비스 등을 무상 제공·대여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행위를 방지하려는 것임(안 제31조제3항 및 제33조의2 신설 등).



이 법안은 후반기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짜 이대로면 딱 저 제안이유에서 요약한 방식의 청탁이 판을 칠 위험이 크다. 꼭! 신속하게 처리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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