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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했던 장소2 : 국회도서관

보좌진이 아니어도 국회도서관은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곳이지만 일하다가 도서관에 갈 일이 생기면 그게 그렇게 좋았다. 


꽤 오래된 건물이 주는 느낌이라는 것도 있고 원래 책이 많은 곳에는 특별한 아우라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학교 다닐 때도 중도를 좋아했는데 국회에서 일할 때도 국회도서관을 좋아했다. 회관에서 본청보다 더 먼데도 좋아했다. 직선거리로는 약 300미터(본청까진 200미터 좀 안 된다). 봄가을에는 분수대 옆으로 걸어가고 여름겨울에는 지하통로를 통해서 다녔었다. 



보좌진은 도서관을 다니기에 몇 가지 특별히 좋은 점이 있다. 일단 국회 출입증으로 출입이 매우 자유롭다. 별도의 등록 없이 책 대여를 할 수 있다. 심지어 의원실에서 대출신청을 하면 갖다주기도 했다. 그리고 일하느라 국회에 있는 동안 국회도서관과 제휴된 전세계 학술사이트에서 학술정보 검색이 다 된다. 

입법을 준비할 때는 관련 학술논문이나 전문분야 책을 읽어봐야 할 경우도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가끔 영감이 어디 갔다가 무슨 책에 꽂히면 책을 냉큼 사기 전에 도서관에 있나 한 번 보고 대출해서 찍먹을 할 수 있다. 

사실 내가 좋아했던 건 지하통로로 도서관에 가면 도서관의 지하 2층으로 연결되는데 거기에 보관되어 있던 아주 오래 된 도서카드가 보관된 도서카드장들이었다. 곰팡내도 쿰쿰하게 나는 지하공간에 먼지도 엄청 많았는데 그냥 괜히 그 서늘한 느낌이 좋아서 도서관에 갈 때는 일부러 지하통로를 거쳐서 가곤 했다. 

그리고 국회도서관은 입법조사처 하고는 또 다른 결의 입법정보를 제공해줬다. 입법조사처와 다르다는 것은 축적된 자료의 힘이라고 할까? 입법 관련한 자료들을, 이제까지 다른 국회의원실에서 보좌진이 문의했던 자료들이 다 남아있어서 그런 흐름을 알기 좋은 자료를 잘 만들어주고 해외 자료의 시각화 같은 것도 해준다. 그런 것들은 또 민감한 내용이 아니라면 웬만하면 시민도 볼 수 있게 공개를 해놓았다. 국회도서관 사이트에서 검색해볼 수 있다. 

국회도서관 식당도 당시 기준으로는 꽤 맛있었다. 직원들 식권은 외부인보다 싸니까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당시엔 회관 밥이 맛이 별로였어서 식단표 확인하고 도서관에 갈 때도 꽤 있었다.

지하통로가 아니라 1층으로 도서관에 들어갈 때 항상 독특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일반 방문자와 달리 직원들은 진출입구가 꽤 자유로워서 후문으로도 많이 드나들었었는데 현관을 통과해서 로비를 지나 안으로 들어갈 때마다 늘 SF영화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특별한 느낌을 받곤 했다. 약간 사계절 온습도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건물에 들어가는 특별한 느낌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본청의 엄숙함과는 또 다른 결의 도서관이 주는 엄숙함이 있었다.

국회도서관은 국회 가실 일 있으면 한번씩 꼭 가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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