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조금 특별할 뿐.
저번 강선우 의원실 이야기 나왔을 때도 그렇고 나의 기기괴괴 썰도 그렇고 이번 ㄱㅂㄱ 건도 그렇고 일반회사 다니시는 분들은 그런 일까지 하냐며 놀라시는 경우를 가끔 본다. 그런 사적인 업무까지 하느냐고.
결론부터 말하면 진짜 선 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이게 기본이다.
공과 사의 영역이 정말 애매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가령 고위공직자 재산신고를 하려면 그 관련 보좌진은 영감의 재산 현황을 밝히 알게 된다. 그러려면 각종 서류를 떼어서 받아야 하고 이 과정에 가족과 연관이 생긴다. 재산에는 여러 가지 드러나도 되는 것과 드러나서는 안 될 것에 대한 구분이 있는 경우가 많고 직원은 이런 부분에서 사적일 수도 있는 부분을 공유하게 된다. 공적인 영역이면서 동시에 사적인 영역이 된다.
정치일정은 예정대로 돌아가는 것들도 있지만 12·3 내란처럼 갑자기 터지는 것들도 있다. 솔직히 내란 이후 국회 근처 사람들은 더 날이면 날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생길까 하루하루가 다른 나날을 보내고 있을 거다. 이렇게 되면 무슨 문제가 생기느냐. 영감은 한 명이되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이 한날한시에 겹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공적인 일인데 영감을 대체할 수가 없는 일이면 사적인 일에 나는 구멍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 갑자기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라디오 생방송 인터뷰가 잡혔는데 사실 그 시간은 영감이 자녀의 학교 끝나는 시간에 맞춰 자녀를 픽업해다가 집안행사 어디에 같이 가야 하는 시간과 겹친다면 급하게 그 자녀가 행여나 길에서 헤매지 않게 가서 픽업을 도와줄 수밖에 없다.
근데 이 정도 상황이 어쩔 수 없는 거는 직원들이 무턱대고 싫어하지 않는단 말이다. 보좌진도 다 이게 직업인 사람들이다. 이거에 불만이 생겼다면 그건 이게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닐 때에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황이 반복될 때다. 그리고 거기에 영감 본인이 아니라 사적인 관계자, 대부분 가족이 너무 많이 개입될 때이다. 솔직히 뭐 내용이 어쩌고 해서 일부만 공개한다던 단텔방 메시지를 보고 내가 가장 먼저 생각한 건 '보좌진들 사이에 사모, 아들 얘기가 왜 이렇게 많이 오르내리냐. 안 봐도 비디오네'였다. 진상 사모 둘과 상전 딸 등을 뫼셔본 나로서는 대화 수위나 수준은 둘째로 하더라도 저렇게 자주 오르내리는 이유는 하나다. 개입이 자주 있었다는 거다. 영감의 며느리가 공항 체크인 할 때 어린 아이를 대동하는 걸 보좌진이 어떻게 미리 알고 대한항공에 의전을 요청할 수 있을까? 알려주지 않았는데, 챙겨주라는 지시가 없는데 보좌진이 그렇게까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 같은 소리를 좀 했으면 좋겠다.
보좌진을 채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영감 결정이다. 얼마 전에 말했듯이 자르는 것도 전적으로 영감의 뜻대로 할 수 있다. 보좌진이 동지가 될 수 있는 건 영감이 동지로 대우할 때 가능한 것이다. 그 외엔 영감 한 마디로 날리면 그냥 그대로 끝이다. 보좌진도 직장인이다. 짤리면 당장 돈 못 받고 생활이 어렵다. 기본적으로 영감이랑 사이 더럽게 국회에서 짤렸다? like 나처럼? 국회에서 어지간하면 다시 일 못 한다. 왜냐하면 이미 주변에서는 그 사람이 어떻게 짤린 건지 파다해서 다 안다. 국회 근처 일도 그리 쉽진 않다. 이른바 대관업무라는 것은 진짜 인맥이 다다. 국회 출신이 사기업에 들어가 대관업무를 국회에서 하려면 더럽게 짤린 전 직장을 팔 수가 없다. 말 안 해도 어차피 사람들이 다 알고 수근거린다. 한다면 그냥 철판 깔고 모르는 척 친한 사람들 대상으로만 인사하러 다니고 사바사바 청탁하러 다니고 그러는 거다. 더구나 이 경우에 상대는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됐다. 이름 팔면서 나댄다고? 국정원 출신 영감 이름을 함부로? 내용증명까지 보내가며 입을 막는 사람을?
보좌진도 직장인이다. 나왔다면 그렇게까지 자기 직장을, 자기를 뽑아준 사람과 나쁘게 진흙탕 싸움을 하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상대는 여당의 원내대표가 될 정도로 유력 정치인이고 자신은 그냥 일반인인데, 그 상대는 심지어 국정원 출신이고 자긴 그냥 일반인인데. 앙심을 품는 정도로 그런 큰 모험을 하는 사람은 난 별로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 보좌진 6명이라는 사람들이 단텔방에서 계엄을 희화화하고 수준 낮은 언어 성폭력을 공유를 하고 몰래 구의원의 불륜인지 뭔지의 동영상을 찍고 공유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기도 하고 만약 있다면 심각할 수도 있고 면직사유는 얼마든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거까지 뭐라 할 수는 없다.
그런데 국감을 앞두고 대표가 국감에 서냐 마냐 하는 소관기관의 대표를 만나 전 직원 있던 사람은 자르고 채용절차 진행 중인 사람은 취소하라는 의도로 만나서 몇십만 원 짜리 호텔 식사를 얻어먹었다는 사실을 폭로한 사람이 그 수준 낮고 어쩌면 범죄까지 갔을 수도 있을 사람이라고 해서 있던 사실이 없던 사실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ㄱㅂㄱ 씨는 '상처에 소금 뿌리냐'면서 기자한 테 짜증낼 때가 아니다. 지금 상처를 누가 입었나? 직접 뽑은 전 보좌진 6명을 자기 손으로 날리고서 폭로의 피해자가 된 듯이 굴고 있는데 상처는 ㄱㅂㄱ 씨가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스플래시로 받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아휴. 끝이 없네 끝이 없어.
의혹 또 추가.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365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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