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게 된 계기는 별게 아니었다. 민보협에서 건의해서 바꾸기 전까지 국회의원 보좌진 출입증과 국회인턴은 출입증 색깔이 달랐다. 당연히 인턴 출입증을 목에 걸고 다니면 인턴을 우습게 아는 일이 꽤 많았다. 맨맨맨처음엔 인턴조차도 아니고 '입법보조원' 신분부터 시작한 나였기에 그런 색깔 다른 인턴 출입증마저 부러웠던 적도 있으나 막상 진짜 인턴 출입증을 갖게 되니 또 느낄 수 있었다. 아, 국회인턴은 또 보좌진하고 다르게 취급하는구나, 라는 걸. 출처 : 국회의장실 보도자료 회관에서 본청에 갈 때 그런 자격지심이 특히 좀 많이 들었다. 왜냐면 통상 상대적으로 의원회관의 출입이 조금 헐하고 본청 출입이 더 빡센데 출입증이 꼭 보이게 패용해달라고 했었기 때문에 인턴 출입증이 나풀나풀 보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영감 당무 수행도 하고 입법발의 접수도 하고(그때는 의안과에 직접 제출하러 갔었다. 요즘은 정확히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전자문서시스템으로 할 듯싶다.) 상임위 수행도 하고 사진도 찍고 자료 셔틀도 하고 여러 가지 심부름까지 다 국회 불가촉천민인 내가 다 하는데 출입할 때마다 내가 불가촉천민임을 증명하며 다녀야 한다니. 근데 회관에서 지하통로를 통해서 본청이나 도서관을 갈 때면 그게 확실히 좀 덜했다. 왜냐하면 직원이 아니면 사람들이 갈 일이 없는 쪽에 지하통로가 나 있어서 출입증이 확실하게 나풀거리지 않아도 웬만하면 직원으로 간주해주는 분위기가 있었고 아예 방호과 분들이 잘 안 계실 때도 있어서 나의 불가촉천민임을 좀 덜 드러내도 됐었다. 그래서 지하통로로 다니는 걸 좋아했다. 더구나 여의도는 여름엔 더 덥고 겨울엔 더 춥다. 혹서/혹한기엔 지하통로 만한 게 없다. 국회가 꽤 넓어서 회관에서 본청, 회관에서 도서관 걸어가려면 진짜 빡셌다. 지하통로로 가면 사실 본청 가는 거리는 좀더 길어지긴 한다. 그래도 너무 더울 땐 지하통로가 최고였다. 특히나 예전에 그 공공기관 적정온도인지 뭔지 그거 실시했을 때 새로 짓기 전 구 회관이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