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국회 비례대표 3% 저지선이 깨져야 한다는 결정이 있도다

그니까 이게 아직 완전히 깨진 건 아니고 국회가 대체입법을 통해 법을 개정해야지만 바뀌는 것이라서 제목이 이렇게 됐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여기서 보실 수 있다. 


2026년 1월 29일 목요일, 아주 중요한 위헌 결정이 하나 나왔다. 사건번호 2020헌마956, 2024헌마271(병합)인데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이 위헌이라는 결정인데 해당조항은 이런 내용이다.


제189조(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배분과 당선인의 결정·공고·통지) 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당(이하 이 조에서 “의석할당정당”이라 한다)에 대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한다.

1. 임기만료에 따른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2.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5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


사건번호 2020헌마956의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한 사람들은 국회의원 선거권자, 정당 및 정당으로 등록하지 않은 비법인사단(사회변혁노동자당은 당시 중앙선관위에 등록되지 않은 비법인사단으로서 자기관련성 불인정으로 이 청구인에 대하여서는 부적법 각하)이었고 2024헌마271의 청구인들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대한상공인당 소속으로 비례대표후보로 입후보자 등록을 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위 조항에 의하여 비례대표의석 배분을 받지 못 했다. 

위 조항은 쉽게 말해서 국회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득표율이 3%를 넘지 못하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 의석을 차지하지 못 하면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 참여를 못 한다는 뜻이다. 애초 청구인이 위헌심판을 해달라고 한 건 제1호만이었는데 제1호만 위헌이라 하고 입법 취지가 그게 그거인 제2호는 살아 있으면 논리적으로 맞지 않으므로 헌재는 제1항 전체를 위헌으로 결정하였다.

위헌 결정에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요 부분인데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건 여기였다.



○ 우리나라는 일찍이 거대양당이 확고하게 자리 잡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정치현실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하여 의회가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보다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입을 차단하고 거대정당의 세력만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저지조항을 폐지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비례대표의석배분을 다시 계산해보면, 비례대표의석을 배분받지 못하였던 정당 일부가 원내에 진출하게 되나 그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저지조항을 폐지하더라도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인해 의회 기능이 마비될 우려는 크지 않다 할 것이다.

○ 우리나라는 대통령제 정부형태를 취하고 있어 의원내각제를 취하는 나라들과는 달리 의회의 통치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의회 내 다수세력을 형성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각각 직접선거에 의하여 선출되어 각자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행정부와 입법부는 독립하여 운영되고 의회가 내각을 구성하지 않으므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의회 내 다수형성의 필요성이 의원내각제의 경우보다 상당히 작아진다.

○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총 300명 중 비례대표의원이 46명으로 약 15.3%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비례대표의석의 비율이 낮아 전체 국회의원선거 결과가 실질적으로 지역구의석수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에는 비록 비례대표제도를 일부 채택하고 있다 하더라도 저지조항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 또한 우리나라는 비례대표선거가 전국 단일 선거구로 이루어지고 의원 정수가 46명에 불과하므로 저지조항을 폐지하더라도 원내에 진출하는 소수정당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역구선거는 소선거구·다수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국회의원선거제도는 이미 거대정당에 유리하고 사실상 군소정당 소속 후보자의 의회진출이 어렵도록 설계되어 있고 거대양당들은 위성정당을 창당하여 비례대표의석을 추가로 얻고 있는바 그만큼 군소정당이 원내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작아진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공직선거법은 저지조항까지 둠으로써 소수정당의 의회진입에 이중적 장벽을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두 거대정당에게 '이미 양당제 고착화한 마당에 안 그래도 비례대표의원 정수도 적은데 뭘 그거 갖다가 쪼잔스럽게 구니? 대국적으로 정치하자?' 라는 말 같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정정미의 보충의견 중 한 대목이다. 사실상 46석 중 1석 차지하기만도 빡센데 굳이 3%까지 안 가도 된다는 거다. 

반대의견 두 명의 의견도 이름을 보고(정형식, 조한창) 사실 살짝 걱정했는데 내용은 생각보다 꽤 멀쩡해서 놀랐다.


○ 오늘날 극단주의 세력이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로 사회에 대한 분노와 불안을 자극함으로써 중도정당보다 빠르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바 극소수의 지지만을 받고 있는 극단주의 세력이 의회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 활동이 크게 고무될 우려가 있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의회정치를 방해하고 나아가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 저지조항은 극단주의 세력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할 때까지 의회에 진출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효과도 갖고 있다 물론 저지조항은 다른 신생정당에게도 국회 진입에 대한 장벽이 되지만, 이는 저지선을 설정함에 있어 적정한 기준을 찾아 해결하여야 한다.



이것도 일리가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이 되어 굳이 덧붙여본다.

다만 문제는 이 다음이다. 통상 헌재에서 위헌법률로 결정이 나면 국회에 그에 따른 대체입법을 해야 한다. 근데 이 문제는 모다? 국회의원이 제 목에 방울 다는 이슈이다. 거대양당이 스스로 의석수를 한 석이라도 잃을 법한 입법을 순순히 한다? 잘 모르겠다. 이 관련으로 이야기를 나눈 블좍 분의 말씀처럼 다음 총선 될 때까지 입법 안 하고 뭉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개특위가 구성이 되기는 했으니 개정을 할 가능성이 0은 아니다. 다만 '어떻게?'가 문제가 된다.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린 그 취지를 그대로 잘 살려서 개정을 할 것인가? 


그래서 말해봤다. 

국회 비례대표 3% 저지선이 깨져야 한다는 결정이 있도다.

그런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도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