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보통은 그런 말 대신에 "그렇지만 거기 안에서도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라고 말하곤 한다. 이 말을 하게 되는 건 80% 정도의 확률로 개신교 관련이다. 한국 사회의 개신교란 이제 대체로 골칫덩이로 인식되지 않나 싶은 게 내 체감이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나 자신도 개신교인이지만 한국 절대 주류 개신교는 정말 문제점 백화점이니까. 이걸 굳이 '다 그렇지 만은 않다'고 실드치고 싶지도 않고 그게 절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그래도 그 안에서 싸우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살짝 가져와봤다.
이런저런 지지발언들도 들어볼 만하니 영상을 참고해주시기 바라고 이하에는 기자회견문만을 옮겨본다.
오늘 이 자리는 여성 신학자와 여성 목회자들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며 그 뜻을 밝히는 공개선언의 자리입니다. 우리는 특정 정파의 이익이나 정략이 아닌 우리 사회가 정의롭고 안전하여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는 여성 신학자이며 목회자들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붙들며 이웃의 고통에 응답하기 위해 나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땅에 진실이 가려지고 정의가 무너지는 시대를 지나면서 우리는 신앙적 양심을 가지고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나라는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정의는 살아 있는가, 약자는 보호받고 있는가, 법과 공권력은 국민편에 서있는가, 우리는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려는게 아니라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보호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물론 우리는 압니다. 오늘의 정치가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어떤 지도자도 흠 없을 수 없음을.
그럼에도 우리는 국민의 주권과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약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 국민의 잘사니즘과 평화를 위해 노력할 사람, 내란을 종식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세우는 사람, 균형과 통합으로 정의롭고 책임 있게 이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지지합니다. 우리의 이 지지는 누구의 편을 들려는게 아니라 정의와 평화가 숨쉬는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응답입니다.
우리는 더는 침묵으로 무책임한 신앙을 포장하지 않으려 합니다.
하나님은 성서에서 히브리 민족의 예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모세와 함께 히브리 노예를 자유로 이끈 예언자 미리암, 이스라엘 백성의 어머니로서 활약한 사사이자 예언자 드보라, 요시아 왕의 개혁을 이끈 율법학자이자 예언자 훌다. 그들은 거창한 힘이 아닌 신실함과 지혜의 용기로 이스라엘 역사를 바꿔낸 여성들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강하진 않지만 하나님 말씀 앞에 예라 말하고 불의 앞에 아니오라고 응답할 수 있는 신앙적 용기는 있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분열과 적대, 불통과 불신의 벼랑 끝에 서있습니다. 하지만 진실과 정의, 회복과 통합을 바라는 이들이 함께 마음을 모을 때 우리는 평화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하며 용기를 내어 행동에 나서고자 합니다.
다음 세대에게 안정과 희망을 주며 거짓과 어둠, 분열과 불평등의 먹구름이 사라지고 진실과 빛, 화해와 평등이 실현되는 대한민국을 위해
2025년 5월 22일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사모하는 여성 신학자 및 여성 목회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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