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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력한 의회갑질을 원한다

주간조선이 '의회갑질'이라는 용어를 창조해가며 민주당이 동덕여대 재학생들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을 폄훼한 것을 보았다. 얼마나 사회 구석구석 강자만을 감싸시는지 그 세심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락카 잘 지워져 용규야... 에바야...

그런데 이번주 국회 일정 소개 때는 잡혀 있지 않아서 소개를 못 했는데 주중에 업데이트 되어서 급히 블루스카이에만 올린 일정이 하나 있었다. 

이 면담이 실제로 있은 뒤에 국회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보고 있자니 문득 지난 번 홈플러스 청문회가 정무위에서 어땠더라? 하는 생각이 났다. 우선 2025년 3월 11일 국회 정무위는 MBK의 2025년 3월 4일 야밤의 선제적 회생신청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증인을 출석시킬 것을 결의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증인 명단 1번의 김병주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오지 않았고 아래 네 사람만 출석하였다. 지난 번에 썼던 것처럼 진짜 국회가 나오라고 할 때 안 나오는 건 너무나 방자한 짓거리다. 심지어 출석요구가 11일이고 출석요구는 18일이었는데 요구 이후에 해외출장 일정을 일부러 13일부터로 잡아서 출국한 게 명백해 보였다. 그래서인지 김병주 회장의 불출석에 대하여 당시 여야는 모두 입을 모아 성토했다. 회의록 2페이지부터 7페이지까지 전부 당시 여야 가릴 것 없이 김병주 회장의 불출석을 성토하며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의사진행발언이다.


MBK란 무엇인가. 

MBK파트너스는 1세대 사모펀드인데 MBK는 다름 아닌 저 회장, 소위 검은 머리 외국인인 마이클 병주 킴의 이니셜이다. 사실 2015년 처음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부터 이런 사태를 걱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며 10년을 부인하다 결국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 그 10년 사이에 MBK는 꾸준히 부동산 자산을 팔아치우고 REITs를 만들어서 투자금 회수를 계속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황당한 건 인수대금 7조 2천억 원 중 5조 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 받은 자금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인 회사가 지금 홈플러스만 있는 게 아니다. 오스템 임플란트는 실적도 안 좋은데 현금성 배당을 엄청 하고 있고 구강스캐너 전문기업 메디트도 MBK 인수 후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는데도 현금성 배당을 엄청 하고 있다. 이 와중에 고려아연도 인수하려고 노리는 것 같다고 한다.

여튼, 그래서 저 현안질의가 있던 날 정무위에서는 저 괘씸한 김병주 회장의 불출석을 규탄하고 당장이라도 MBK 청문회를 열듯했다. 그러나 열리지 않아서 홈플러스 노조는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지난 4월 24일에는 종로구가 홈플러스 노조의 농성장을 용역을 동원해서 강제철거했고 이를 막던 노조원과 시민에게 커터칼을 휘둘러 부상을 입히기까지 했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공대위의 윤한홍 의원 사무소 앞 기자회견

청문회는 내란 순장조가 동의하지 않아서 열리지 않았고 그 상태에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진짜 어지간 해서는 이제 국회가 열릴 수가 없는 상태다. 당연히 본격 대선 국면이 되기 전에 열었어야 했는데 정무위원장은 내란 순장조의 윤한홍 씨다. 이름이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고? 맞다. 많이 들어봤을 이름이다. 어떤 녹취를 통해.

다시 돌아와서. 문제의 김병주 회장은 아주 최근, 그러니까 2025년 5월 17일에야 그 잘난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했고 검찰은 귀국하자마자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한다. 금감원(원장 : 이복현, 그 이복현)이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넘기고 2025년 4월 28일에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미 있었고 이번에 귀국하는 김병주 회장을 귀국하자마자 인천공항에서 휴대폰을 확보한 것이다. 그리고 19일에 알려지기로는 김병주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한다. 

이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진행하고 있었다. 중앙지검에 반부패3부? 이것도 왠지 많이 들어본 느낌일 것 같긴 한데. 왜냐하면 그 검사장과 4차장이 바로 얼마 전에 사퇴했기 때문. 반부패3부가 딱 4차장이 담당하는 쪽이다. 뭐 물론 정의로운 검사님께옵서 윗대가리들이 사라지든 말든 열심히 수사해주실 수도 있긴 하겠지만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가 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참 여러 모로 꼼꼼한 Run이다. 


그리하야 홈플러스 노조도 갑자기 일자리를 언제 어디서 잃을지도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 입점업체도 언제 쫓겨날지, 납품업체가 대금은 다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인데 국회는 저 회장이라는 놈팽이 하나 불러 와서 선서도 못 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검찰이 수사를 한다 한들 그 수사내용이 시민에게 일일이 다 알려지기도 쉽지 않다.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따져 묻고 그게 방송기록이 남고 속기록도 남아야지 공적인 기록이 되고 거기서 뱉은 말들에 무게가 실리고 해결을 위해 노력해볼 여지가 생기는 거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의회갑질이라면 더 해야 한다. 노동자와 입점 점주들은 거대한 자본 앞에 힘 없는 약자일 뿐이다. 동덕여대 학교 측이 거액 손배소를 걸어버린 학생들처럼 말이다. 

더구나 검찰이 수사하거나 하는 건 법을 어겼는지 안 어겼는지 따지는 것이다. 노동자와 입점 점주, 중소 납품업체처럼 목소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답답함과 권리는 누가 따져주어야 하는가. 바로 국회다.


그러니 국회의장이 공대위를 만나 꼭 국회가 연대할 것을 말하고 이걸 보도자료로 내는 등 MBK를 압박하는 것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이게 의회갑질이라면 나는 국회가 더 심하게 진상을 부리기를 바란다. 후반기 원구성 똑바로 해서 정무위가 꼭 MBK 청문회를 열고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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