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과 전문가들의 생각과 실제 결말이 이케저케 달라서 괴로웠다. 왜 이렇게 괴로울까 계속 생각해봤다. 그리고 이 붕괴가 견디기 참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론 해준처럼 자신의 붕괴라기보다는 이 세계의 붕괴지만.
출처 : https://www.khan.co.kr/kh_storytelling/2024/couplog/ |
2024-12-03
나 : 왜 이 타이밍이지? 국회가 바로 해제할 수 있는데?
국회 : 휴우... 계엄 겨우 해제하긴 했다.
내란세력 : 2차 내란이라도 해야 하는데?
실제 : 군대 안의 그나마 멀쩡한 군인 몇몇이 유혈사태 막음
2024-12-07
나 : 설마...?
국회 : 투표 불성립
내란세력 : 봤지?
실제 : 탄핵 소추 실패
2024-12-14
나 : 되긴 할 거 같은데 설마...?????
국회 : 가까스로 가결
내란세력 : 우리에게도 경험치라는 게 있지.
실제 : 204(...)로 가결
2025-01-03
나 : 설마?????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쌩으로 막을까?
공수처 : 5시간 30분만에 gg
내란세력 : 훗.
실제 : 구속영장 집행 실패
2025-01-15
나 : 오늘도 또 그러면 진짜... 아오...
공조본 : 영장 집행
내란세력 : it ain't over til' it's over
실제 : 감빵에 일단 넣긴 했는데....
2025-01-16
나 : 체포적부심 같은 걸 왜... (일반 피의자들은 하지 않는 일. 괜히 법원에 밉보일까봐. 변호사 비용이 더 들기도 하거니와.)
서부지법 : 시간이...
내란세력 : 일단 있어봐.
실제 : 체포적부심 기각
2025-01-17
나 : 일단 영장 빨리 쳐라.
공수처-검찰 : 구속영장 청구
국회 : 내란특검법 가결
실제 : 국수본 윤새끼 구속영장 청구
2025-01-19
나 : 제발 구속영장 발부 발부 발부우우우우
서부지법 : ㅇㅋ 구속 ㄱㄱ
내란세력, 폭도 : 폭동 ㄱㄱ
실제 : 서부지법 폭동사건
2025-01-22
나 : 공수처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게 뭐임?
공수처 : 관저 압색 시도 실패
국회 : 홍장원 "저 대통령 좋아했습니다"의 날
2025-01-23
나 : 이걸 기어이 이 상태에서 검찰에 넘겨?
공수처 : 사건 검찰에 이첩
2025-01-24
나 : 아니 이걸 기각한다고? 중앙지법 중앙지법 하던 게 이래서였고만?
중앙지법 : 구속기간 연장 신청 기각(1)
2025-01-25
나 : 또 기각한다고? 중앙지법에 사도가 있었네 확실히.
중앙지법 : 구속기간 연장 신청 기각(2)
2025-01-26
나 : 아 심새끼 저거 시간끌고 자빠졌네
검찰 : 심새끼가 전국 검사장 회의 소집해서 시간 끌다가 구속기소
2025-02-25
나 : 3월이면 파면되겠지!
헌재 : 청구인측, 피청구인측 모두 최종 진술
헌법교수님들 : 3월 안에 인용 뜰 것
내란세력 : it ain't over til' it's over 222
국회 : 내란국조특위가 열심히 용썼다만...
실제 : 헌재 탄핵심판 변론 종결. 이때까지는 몰랐지. 엄청난 지옥이 기다리고 있는 줄을.
2025-03-07
나 : 구속취소????? 형사소송법에서 '거의 없으니까 대충 넘어가'는 그거????? 잠깐만 인용이라고?????? 설마... 설마????????
법조인들 : 구속취소 안 나옵니다!!!!
중앙지법 : 구속취소. ㅇㅇ.
실제 :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따져 구속기간 만료 후 공소제기하였다는 이유로 구속취소 결정
2025-03-08
나 : 설마??????? 그래도 즉시항고하겠지. 설마... 이걸 진짜 석방지휘해?????? 설마??????????????? 그렇게하면 당장 월요일부터 전국의 비슷하게 시간으로 계산해서 간당간당한 구속 중인 피고인들 다 구속취소 청구하겠네?
검찰 : 석방지휘. ㅇㅇ.
실제 : 항고포기 서면도 제출 안 하고 그냥 석방지휘
2025-03-11
나 : 설마 그 정도 배포도 없이 즉시항고 포기한 거야???? 설마?????????
검찰 : 윤새끼만 예외고 다른 피의자/피고인은 다 구속기간 날로 계산하기! ㅇㅇ!
실제 : 대검이 전국 검찰청에 종전대로 날로 계산하라고 지시
2025-03-24
나 : 그래. 한거킨 목숨 붙이고 윤새끼 날리려고 그런 거겠지 설마???? 선고 3월 넘기진 않겠지????????????
헌법교수님들 : (이미 뒷목 잡은 지 오래)
헌재 : 3월에 안 함. ㅇㅇ.
실제 : 거킨 탄핵심판 기각 5-1-2
2025-03-26
나 : 설마??????
서울고법 : 무죄. ㅇㅇ.
실제 : 이재명 선거법 재판 항소심 무죄 선고
2025-04-04
나 : 인용 안 나면 나 진짜... 하...
헌재 : 살려는 드릴게
실제 : 전원일치 탄핵심판 인용=파면 선고
2025-04-08
나 : 아 진짜 거킨 더 썁놈이 설마?????? 지가 대통령인 줄 알아???????
거킨 : 마은혁 임명하고 대통령 몫 2명 내가 지명할게!
실제 :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후임 헌재 재판관으로 이완규 함상훈 지명
2025-04-09
나 : 국회 권한쟁의심판은 조금 무리인 거 같고 헌법소원이 그나마 더 나을 듯.
국회 : 권한쟁의심판 청구
비상행동 : 국수본에 거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행로 고발
법무법인 덕수, 김정환 변호사 등 : 헌법소원/가처분 신청 제기
실제 : 6월 3일 대선 확정
2025-04-14
나 : 아 설마??????????
지귀연 : 뭐든 윤새끼 뜻대로 해드립니다.
내란세력 : 막을 때까지 말할 것임.
실제 : 윤새끼 내란사건 첫 공판기일. 지하주차장 출입(포토라인 안 섬), 공판 생중계 불허 등 각종 특혜
2025-04-16
나 : 헌재라도 제발...
헌재 : ㅇㅋ
실제 : 헌재가 거킨 헌재 재판관 지명 행위 효력 정지 가처분 전원일치 인용
2025-04-22
나 : 아 설마... 아 진짜 그러지 마... 무슨 꿍꿍이야?
대법 : 이잼 선거법 재판 6-3-3 갈게.
실제 : 상고심 소부에 배당한 당일 조희대 직권으로 이재명 선거법 재판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하고 당일 바로 합의기일 심리 진행
2025-04-24
나 : 이렇게 빠르게 하려면 상고기각?
법조인들 : 이 스피드면 대선 전에 털어주려는 듯?
대법 : (...)
실제 : 2차 전합기일, 바로 표결
2025-04-29
나 : 이젠 놀랍지 않아. 거부권 행사하겠지. 기회주의자에겐 존엄이 없으니까.
거킨 : ㅇㅇ. 거부권 ㄱㄱ.
실제 : 권한대행 나부랭이가 대통령 몫 헌재 재판관 3명 지명 제한하는 헌재법 개정안에 거부권 행사
2025-05-01
나 : 설마 생중계까지 허용했으면 돌 안 맞을 자신 있어서 그런 거겠지 설마??????
법조인들 : 이 정도 시간 동안 유죄취지 못 만듦.
대법 : 할 수 있는데?
실제 : 유죄 취지 파기환송
2025-05-02
나 : 지금까지 설마가 계속 나를 잡아왔어. 이제 아무 것도 못 믿겠어.
법조인들 : 이케저케 하면 대선까진 갈 듯?
민주당 : 입법할 수 있는 건 하자.
서울고법 : 스겜요
실제 : 파기환송심 바로 개시, 당일 인편으로 피고인 소환장 송달
이 세계의 붕괴가 나에게 힘든 건 기회주의자 무리가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해서 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려가며 겨우 세운 이 나라 정치체계의 기초와 헌법,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유린하고 기회주의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라면 평생을 웬만하면 잘 지키며 사는 법률을 형해화해서 종이 쪼가리, 아니 데이터 패킷으로 만들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붕괴를 실시간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정말 참담한 기분이다. 더구나 원칙과 체계가 주는 안정감을 애호하는 보수 반동 어린이였던 내게는 정말 큰 시련이다.
특히 이번 상황은 이재명 후보에 대해 내가 가진 그 어떤 호불호나 지지/반대를 떠나서 명백한 사법부의 정치 개입이 일어난 경우이다. 이 일에 대해서 내가 가진 일천한 지식과 경험과 온갖 추론과 망상을 다 곁들여 보아도 뾰족하게 어떤 방도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게 나를 괴롭힌다. 이렇게 내가 딛고 선 세계의 붕괴를 보고만 있어야 하나?
또 집회에 나가고 계속 싸우겠지만 법의 질서가 이렇게 망가지는 걸 눈 뜨고 코 베이듯 이렇게 봐야 한다니. 이미 한두 가지 절차를 어긴 게 아닌 저 자들이 앞으로 또 어떤 걸 어기고도 뻔뻔하게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상대는 존엄이 없다. 의견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도, 아무리 사람들이 비난해도 잠깐 나 몰라라 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그 사이에 내가 사는 세계는 정말 붕괴해버리고 마는 거다.
지금까지 여러 순간이 나를 당황시키고 괴롭혔지만 정말 괴로웠던 건 두 번이었다. 한 번은 구속취소, 한 번은 이번 사법부의 정치개입이다. 나는 국회가 어찌저찌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건 그래도 견딜 수 있는 편인 것 같다. 헌재가 시간 끌 때는 괴로웠지만 그래도 일말의 믿음은 있었다. 과정을 다 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근데 사법부가 이래버리는 건 정말 속수무책 당하는 느낌뿐이라 그런지 괴로움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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