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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깜짝 놀랐제?"

YS가 하나회 날리고 다음 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 첫 마디로 유명하다. 빵삼옹은 취임 11일차에 육참총장과 기무사령관을 걍 날려버렸다. 그렇게 실질적인 하나회 해체가 이루어졌다. 물론 하나회 멤버들은 지들끼리 1981년에 해체했다고 씨부렸지만 아니라는 건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YS 회고록 기록에 보면 이렇다.

내가 대통령으로서 군 지휘관들과 처음 만난 것은 1993년 3월 3일이었다. 부처 업무 보고의 첫 순서로 나는 국방부를 지목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 회의실에 군 수뇌부가 한 자리에 모였다. 권영해 국방장관의 업 무 보고가 끝난 뒤 나는 훈시를 했다.

"최전선 고지에서 묵묵히 나라를 지키는 일에 전력하는 군인이 신한국군의 바람직한 모습이며... 군도 새 시대를 맞아 개혁과 화합을 저항하는 신한국 건설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틀 뒤인 3월 5일 육사 제49기 졸업 및 임관식 땐 나는 다음과 같은 치사를 했다.

"신임 장교 여러분! 군인의 길은 개인의 영화보다는 국가를 위한 헌신의 길입니다.... 그러나 올바른 길을 걸어온 대다수 군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영예가 상처를 입은 불행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 잘못된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3월 8일 오전 7시30분, 나는 권영해 국방장관을 청와대로 불렀다. 전날 오후 아침 식 사를 함께 하자고 이미 지시를 해둔 터였다. 나는 식사를 시작하자마자 권 장관에게 우리 군의 가장 중요한 요직인 육군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권 장관, 내가 오늘 육군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을 바꾸려고 합니다. 누가 후임으로 적임자인지 한번 말해 보시오"

권 장관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듯, 커다란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우리 군에서 육 참총장과 기무사령관은 요직 중의 요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수십 년간 군사정권의 핵심 지배 세력이 었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의 실력자들이 그 자리를 돌아가면서 맡아오고 있었다.


이렇게 빵삼옹은 취임 극초기에 까방권을 거하게 하나 득한다.(임기말에 이걸 써도 해결이 안 될 큰 일이 터졌을 뿐이다.)

타임라인을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1993년 2월 25일 문민정부 출범

1993년 3월 3일 YS-군 지휘부 첫 만남, 기무사 독대 폐지

1993년 3월 4일 청와대 주변 안가 철거

1993년 3월 8일 육참총장 김진영, 기무사령관 서완수 경질

1993년 4월 2일 수방사령관 안병호, 특전사령관 김형선 경질 및 교체

1993년 4월 4일 용산구 서빙고동 군인아파트 우편함에 '육사 하나회 회원'이라는 제목의 괴문서(총 10매, 육사 20기 중장급~36기 중령급까지 142명 명단)가 살포된 사건 발생(후에 육군교육사령부 소속 백승도 대령이 단독으로 작성 및 살포했다고 자수했고 조사해보니 142명 중 105명이 하나회 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1993년 4월 15일 육군 중·소장급 인사(12명 승진자 중 하나회 출신 단 1명)

1993년 5월 24일 5·24 숙군 : 합참의장 이필섭, 2군사령관 김진선, 2군부사령관 안병호(위에서 짤린 그 안병호 맞다. 육본에서 돌려막기 하려고 한 것이나 YS가 기어이 날렸다.), 56보사단장 박종규 등 전역시키고 신임 합참의장에 이양호 공군참모총장 임명(최초 비육군 합참의장)

1993년 7월 중순 안기부에서 교육사령부 참모장 최승우 소장 중심 전·현역 하나회 장성들의 쿠데타 모의 정보보고서 작성(후에 이 보고서와 쿠데타 설을 하나회 숙군을 위해 문민정부의 군부 실세그룹에서 계획했다는 설이 알려지기도 했다.)

1993년 10월 2일 권영해 담화 발표 : 군의 정치 불개입 선언

1994년 4월 16일 군 정기 인사 : 표순배 중장, 김재창 대장 등 하나회 인사들을 보직 해임, 김상준·이택형 등 중장급 이상 하나회 장성 10명도 모두 전역 조치

1994년 4월 18일 새로운 보직 및 진급신고 완료


그러니까 취임 11일차에 시작한 숙군 작업이 1년이 넘게 걸려서 비로소 완성이 된 것이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지금 뭐 검사장급을 평검사로 강등 어쩌고 하는 언론 말장난에 놀아날 시간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어차피 2026년 10월 2일이 되면 검찰청이라는 게 사라진다. 향후 개헌이 된다면 정말 '검사'라는 말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공소관이면 충분하다. 보완수사권도 절대 줘선 안 된다.) 검사는 검찰총장을 빼면 공무원 직제 상 3급 검찰관으로 전부 동일하다. 보직 해임도 아니고 공무원을 전보 내는 것은 그냥 인사권자의 권리이다. 

빠르게 칼춤을 춰야 한다. 초전박살을 낸다는 각오로. 앞뒤옆 돌아볼 시간이 없다. 어디 눈치 볼 것도 없다. 지금 검사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 건 내란 일당뿐이다. 절대 자르지 말고 전보시킨 다음 조작수사 물증 잡아서 피의자 전환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명예롭게 '전관'으로서 퇴직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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