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나도 옛날 사람이어서 정동영 장관 후보자 같은 약간 옛날식 훈련된 발성과 명료한 발음에 감탄하면서 들었다. 내용도 마음에 들었다. 연설문 자체를 간결하게 잘 썼다. 질의/응답도 좋았다. 내란 순장조 놈들은 스스로 바보 인증하기 바빴지만 그 외의 질의는 그래도 좀 인간의 언어 같았다.
혹자는 이 시대에 통일은 불필요하고 통일부도 무슨 소용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웃나라와 영원히 적대하고 있는 건 어느 모로 보나 유리한 일이 못 된다. 한때는 한반도 평화화 비핵화를 위한 공부를 하고 싶었던 학생으로서 제발 단절된 남북 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청문회 모두 발언을 살짝 옮겨 보려고 한다. 근데 그냥 사실 나를 위한 텍스트 아카이빙이지 사실 음성을 듣는 게 꽤 들을 맛이 난다. 예전 엠비씨 뉴스데스크 앵커는 저런 발성과 발음으로 뉴스를 진행 했었다.
존경하는 김새끼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님 그리고 존경하는 위원님 여러분,
바쁘신 의정 활동 중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준비를 위해서 수고해주신 위원님들께 동료 의원이자 장관 후보자로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재명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기 위해이 자리에 섰습니다. 영광이면서도 막중책임감을 느낍니다. 위원님들 질의는 주권자인 국민들의 목소리입니다. 겸허한 자세로 경청하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답변드리겠습니다.
위원님 여러분,
강대국간의 전략 경쟁 심화로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의 유동성이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의 구조적 환경도 어느 때보다 악화된 상태입니다. 엄혹한 국제정세 앞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희망과 기대보다 걱정과 우려의 시선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기를 돌아보면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강대국 정치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우리는 한반도 평화 구축의 역사를 쉼 없이 써내려왔습니다. 남과 북은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 체결을 통해 평화 공존을 향한 화해·불가침·교류 협력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또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수립을 통해서 자주·평화·민주의 원칙과 함께 화해·협력을 1단계로 하는 점진적·단계적·평화적 통일에 대한 폭넓은 국민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이어서 역사적인 6·15 공동 선언, 그리고 10·4 정상 선언을 통해서 남북 공동 번영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9·19 공동성명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이정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들은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그리고 2018년 9·19 평양 공동 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국민들의 인내와 저력이 만들어낸 역사적 산물이었습니다. 남북이 함께 흘린 땀과 눈물의 값진 결과물이었습니다.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다. 폐허가 되버린 남북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무너진 한반도의 평화 공존 체제를 재구축해야 합니다. 자유의 북진이 아닌 평화의 확장으로 적대적 대결이 아닌 화해화 협력으로 한반도 평화의 물길을 다시 돌려세워야 한반도 평화의 물길을 다시 돌려세워야 합니다. 지난 시기에 남북이 합의한 것들에 대한 이행 방안을 고민하면서 멈춰 서버린 1단계 화해·협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남북 관계가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지 않도록 한반도의 평화 공존을 향한 작은 발걸음을 통해서 사실상의 통일로 계속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민족이 살고 한반도가 번영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0세기 말 독일 민족은 그 길을 걸었고 결국 하나가 됐습니다.
존경하는 김새끼 위원장님, 존경하는 위원님 여러분,
저는 한국 전쟁에 포성이 멈춘 바로 그날 세상에 나왔습니다. 저의 짧지 않은 정치 인생에서 남북 관계와 한반도 평화 문제는 빛과 실처럼 제 삶을 비추고 생각을 묶는 화두였습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저의 소명으로 삼았던 명제였습니다.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 주신다면 그동안 쌓아온 저의 경험을 남북관계 복원,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바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권자 국민의 대리인 국회와 늘 함께할 것입니다. 국회와의 소통, 협치, 초당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위원님들의 지지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남북 관계 현안에 대한 저의 생각은 청문회 과정에서 성실하게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나는 김새끼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다. 따라서 이름을 곱게 써주지 않았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