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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강부약'에서 의원님보다 약한 보좌진은 빠지나봅니다

예전에 보좌진들끼리 국회야말로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라며 자조하기도 했었지만 그건 옛날 이야기고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지는 게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도 더 젊고 더 개혁적인 의원들이 들어왔다면 의당 기대해볼 만한 것 아니냐 말이다.

그래도 회의록을 읽어봤다. 뭐라고 하는지는 그래도 봐야 공평하지 않겠나 싶어서. 답변이 사리에 맞으면 다시 생각해보려고.

근데 모두발언에 아무 알맹이 없고 소관사항도 애매한 소리만 잔뜩하다가 관련 질의에도 한숨 푹 쉬더니 호흡 고르면서 부덕의 소치고, 부족했고, 명심하겠고, 만 연발이다. 읽다가 진짜 육성으로 소리를 빽 지른 부분은 여기였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 질의. 아마 임미애 의원은 '지시가 반복적인 것은 아니었다면 그렇게 법을 어긴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느냐'고 마무리를 짓고 싶었던 의도 같다.


나의 해석은 이렇다. 


"사적 용무 지시라는 것이 받아들이는 쪽이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정의를..."

: 나는 이 일 저 일 구분 없이 그냥 마구 시켰는데 내가 지시하면 그게 다 공적인 거지 그걸 그렇게 구분하고 있는지 몰랐어.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듯이 제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 이후에도 보도가 나왔고 그래서 그것을 보고 제가 기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사죄를 드렸습니다."

: 한두 번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해? 일단 미안하다니까?

"관련해서 제가 드렸던 말씀은 정말로 드렸던 말씀 그대로이고요."

: 위증은 되도록 안 하려고 지시하긴 했는데 꼭 그렇게 막 불쾌한 건 아니었다고 여태 설명했잖아.

"위원님께서 질의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사실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 일일이 기억 못 할 만큼 지시했으니까 이제 그만 물어봐줄래?



질의를 진짜 잘 구성했다고 생각한 건 한지아(내란 순장조) 씨 질의였다. 보좌진이 일 잘 하는 사람들인 모양. 어떻게 답변해도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 로 구성해놓았다. 


이거 질의 쓴 보좌진한테 개 큰 칭찬을 해줘야 한다. 이 다음 마무리가 압권이거든.


일부러 이 블로그에서 강선우 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법안 이야기로 시작했다. 보좌진에 대한 갑질은 오히려 이 사람이 지닌 어떠한 성향이 표현된 여러 사례 중 하나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모두발언은 오늘 쓰지 않았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따로 포스팅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아무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내용을 까고 싶어도 내용이 없다는 걸 깔 수밖에 없는 상태다. 

그리고 청문회를 실시간으로 보지 못 했으니 회의록이 뜰 때까지 일부러 기다렸다. 그래도 좀 두루 읽어본 다음 판단하려고 했다. 정말 이상한 사람도 간혹 있으니까. 진짜 저 사람 하나 내가 정치생명 끝낸다 생각으로 무차별적으로 막 던지는 미친 자가 없으리란 법은 없으니까. 물론 그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았다. 애초에 청문회 준비하는 다른 의원실에서 이 꼭지를 잡은 것 자체가 그 의원실에 대한 소문이 회관 안에 이미 돌았을 확률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SBS에 보낸 답변서에 전직 보좌진에 대한 법적 조치 진행 중이라고 했는데 청문회에선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민주당 다른 의원들은 'SBS에 답변한 게 공적인 발언은 아니지 않느냐'고 실드를 쳤다. 내란 순장조에서 계속 고소고발 진행하지 않겠다고 대답하라고 채근하니 내내 '위원님들 말씀 명심하겠다'고만 일관하고 산회할 때가 되어서야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아무튼 오늘 포스팅의 마무리는 이것으로 하겠다.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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