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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 2025의 게시물 표시

직업 정치인의 범주

내가 몹시 좋아하'던' 작가 밀란 쿤데라는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사람을 네 범주로 나누어 설명했다.  이 네 가지 범주 중 첫 번째 범주의 대표적 예시로 나오는 것이 바로 정치인과 연예인이다.  옆에서 많이 보면서도 국회의원, 또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자치단체장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갖는 '내가 알지 못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관심 받고 싶다!'는 욕구는 참 신기하기만 했다. 심지어 항의(라고 쓰고 욕설이라고 읽는) 전화가 사무실로 빗발치는 상황이 와도 전화 받는 직원들이나 괴롭지 영감 본인은 딱히 괴로울 일은 없고 오히려 부정적 관심이라도 쏟아진다는 사실 자체는 좀 즐긴다는 느낌이었다. 직원들한테는 미안한 척 '좀만 참아라' 할 뿐. 내 경우에는 사람들 관심을 받는 게 괴롭지는 않지만 내가 원하는 사람들의 관심만을 원하고 불특정다수의 관심까진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관심을 받더라도 그 관심의 대상이 내가 만든 것, 내가 쓴 글, 내가 한 일이기를 바라지 나라는 사람이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런 성향이 보좌진이라는 직업을 선망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항상 정치인이 신기했다. 욕일지언정 누가 말 걸어주면 그걸 좋아하고 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걸 알아도 당장 악수하고 미소 짓는다. 누가 날 싫어하면 그냥 대충 포기하고 '아이고 그건 네 사정이십니다' 하는 나와는 태생이 디자인이 다르다고 느꼈다.  역으로 저런 종류의 타고난 관종력이 없으면 훌훌 털고 정계 은퇴를 해버리기도 어렵지 않은 듯하다. 아무리 남들이 보기에 뭔가 대단한 권력이 있어 보여도(내 생각에 공적으로는 권력이 좀 너무 적다고 보지만) 견딜 수 없는 무게의 관심과 기대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을 느끼는 것이 괴롭기도 한 것이다.  (참고로 다른 세 범주를 좀더 설명해보면, 두 번째 범주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싸 친구들에 가깝다. 인싸의 욕구가 연예인 수준까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