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에는 그러지 않다가 왜 갑자기 2030여성이 전농에 힘을 합쳐서 남태령 대첩을 가능케 했는가? 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1. 이번 탄핵가결로 가는 과정에서 연대를 통해 길이 열리는 경험을 했다. 2. 2030여성들은 이번 전봉준 투쟁단이 처했던 상황에서 기시감을 느꼈다. 3. 1+2의 결합 감히 모든 여성이라고 체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10대 때까지는 대체로 관념적으로라도 '젠더불평등은 옳지 않다'는 가치체계 안에서 산다. 물론 그때도 수많은 여성혐오가 도사리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학교 테두리 안에서는 성적이라는 절대 지표 아래 다른 것들이 좀 가려진다. 그러다 성인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나면 갑자기 '뭘 몰랐던 사람처럼 그래?' 하듯이 사회가 여성혐오를 턱밑에 들이댄다. 내가 20대에 그랬다. '이제까진 말로라도 그러지 않았잖아? 왜 이렇게 당당하게 차별을 하는데?' 이런 황당함 속에 머리가 아파오고 더구나 이게 잘못됐다고 이제 겨우 말하기 시작했는데 윤새끼 정권 출범 후 백래시는 더욱 심해졌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20대 여성의 자살시도율은 전체 연령/성별 집단 중 단연 가장 높다. 10대 여성의 자살시도도 무척 증가하고 있다. 무관한 일들이 아니다. 젠더불평등과 미소지니가 실제로 젊은 여성을 많이 죽이고 있다. (기사 링크 ) 그런데 이번에 시위를 하다보니 여러 가지를 현장에서 피부로 알게 된다. 민주노총 같은 곳과 연대하면 안전하게 시위할 수 있구나? 이렇게 하면 길이 열리는구나? 더 많은 사람이 자꾸자꾸 자기가 여성이고 성소수자고 이주민의 자녀이고 어떤 배경을 가졌다고 말하는데 야유하는 사람들보다 더 크게 환호해주고 서로 존중하자고 주장하면 서로 존중할 수도 있는 거구나? 크게 외치면 국회에도 들리는구나? 탄핵도 가결시킬 수 있구나? 알고보니 나는 집회시위 재능충이구나? 우리가 모이면 강한 거구나? 이렇게 고무되는 타이밍인데 갑자기 이런 소식이 들린다....